[아이뉴스24 최란 기자]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한국이 독일을 제치고 수주하려면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는 등 국가 역량을 총동원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방·방산 전문가들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위해 캐나다가 요구하는 경제적·산업적 요청에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 협력 패키지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90464e3daf648.jpg)
이날 세미나에서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단순 방산 계약이 아닌 국가 전략 파트너십에 기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독일의 잠수함 성능 격차는 미미하며 캐나다가 중시하는 장기적포괄적 파트너십과 유연성 측면에서 한국의 국가 역량 패키지를 통해 더 강력한 산업적·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우리 잠수함 성능은 누구에게 내놔도 괜찮다"며 "지금은 잠수함 성능이 아니라 국가 전략 패키지가 승부를 가른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이 수출에 이렇게 혈안이 된 건 처음 봤다"며 "2011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 당시만 해도 독일은 '성능에 자신 있으니 알아서 해라'는 식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근 폴란드에서 추진한 8조원대 잠수함 수주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범정부 연계와 국가역량패키지 부재가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외교, 정치, 산업, 문화를 아우르는 범정부적 협력 체계 구축을 해야한다면 단순 무기 수출을 넘어 산업 협력, 기술이전, 금융지원 등 포괄적 패키지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388a7f0b683977.jpg)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캐나다 정부의 요구에 대응할 구체적인 패키지 방안을 제시했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캐나다 방산 조달의 본질은 "성능 경쟁이 아니라 자국 산업 기여와 전략적 역량 축적을 둘러싼 경쟁"이라며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의 성패는 제품 성능을 넘어 캐나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캐나다산 구매 정책'과 '에너지·자원 안보 협력'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 지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의 사례를 제시했다. 독일은 캐나다와 방산 협력을 추진하면서 잠수함 사업에 방산 분야를 넘어 에너지,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연계한 범정부 차원의 정부 대 정부(G2G)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한국-캐나다 간 에너지, 핵심 광물, 첨단 제조 역량 등을 연계한 G2G 협력 모델을 통해 캐나다 정부가 중시하는 'Buy Canadian' 정책과 '산업·경제·자원 안보협력' 기조에 부합하는 제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전문위원은 '우주 협력'도 제안했다. 캐나다가 한국과의 협력으로 바다에서부터 우주까지 끊김 없는 북극 안보 체계를 완성한다는 그림이다.
그는 "독일이 제안하지 않은 영역이 우주 분야"라며 "캐나다는 광활한 북극 지역 관리를 위해 위성통신에 큰 관심이 있어 발사장 공동 활용 등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캐나다와 단순한 우방을 넘어 북극과 우주까지 확장되는 동맹관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우리 정부는 G2G 산업협력 방안을 과감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사진=최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5604fea516434a.jpg)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현재의 수출 절충교역 지원체계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캐나다는 절충교역에 진심인 국가"라며 "최근 2년간 169억 달러(24.5조원)의 절충교역 가치를 확보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2020~2024년 5년간 확보한 금액의 10배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방산 물자 현지 생산, 기술 이전, R&D 역량 향상, 수출 경쟁력 지원,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요구하며 연 평균 50억 달러의 경제 효과와 4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절충교역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 센터장은 "방위산업발전법은 기술 이전과 양자 간 가치 상계만 지원할 뿐 민수 협력이나 산업 협력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며 "우리 수출 기업이 단독으로 이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출 절충교역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안보실 주관 TF 등 컨트롤타워'를 운영해 부처 간 협력 활성화 및 지원기관의 업무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 방산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미나 환영사에서 "기업만이 플레이어가 아니다. 정부와 국회 역시 외교-안보,산업-통상,금융-보증, 기술-보안이 하나의 작전처럼 묶여 원팀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며 "목표 설정, 역할 분담, 의사결정 속도, 현장 지원까지 전 과정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도 "캐나다 잠수함사업은 단순한 무기 획득 사업이 아니라 캐나다 해군의 중장기 전력 재편과 인도태평양 및 북극권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프로젝트"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 국회 산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할 결정적 국면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방산 수출은 특정 기업에서 제안하는 단순한 플랫폼 공급이 아니라 국가가 신뢰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파트너십을 제안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