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상법 개정으로 상장사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뿐 아니라 주주까지 확대되면서, 이사를 업무상 배임죄로 고소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상장회사협의회가 평가했다. 또한 합병이나 영업·자산양수도 등 중요 사항의 거래에서 독립적인 재무자문사의 자문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침을 제시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일 '상장회사 이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회원사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침은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된 이후 이사회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리스크를 완화하고, 개정 상법 취지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고서는 개정 상법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점을 전제로, 상장회사 이사회가 어떤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이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익을 우선하지 않고 회사와 주주 전체를 위해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개정 이전에는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주주 간 이해상충이 있더라도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이 문제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개정 상법 이후에는 회사에 손해가 없더라도 주주에게 손해가 발생할 경우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이 쟁점이 될 수 있고, 주주 간 이해가 충돌하는 사안 역시 문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이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총주주 이익 보호 및 전체주주 이익의 공평 대우 관점에서 거래 유형별로 분류하고, 유형에 따라 충실의무가 문제될 가능성을 구분했다. 이 가운데 일부 유형은 주주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다 강화된 절차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사가 공통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으로는 거래의 필요성과 정당성, 주주 간 이해상충 여부, 거래조건의 공정성, 회사 및 주주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제시됐다.
특히 총주주 이익 보호 문제 발생 가능성과 전체주주 이익 공평 대우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거래에 관해 재무 전문성을 갖춘 제3의 평가기관을 통해 공정성 의견을 공개하는 것이 이해상충 문제와 일반주주의 정보 비대칭 문제 대응에 효과적으로 기능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주요 거래에 대한 사전 보고와 충분한 논의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과 특별위원회 설치, 이사회 회의록의 구체적 작성 필요성 등을 절차적 장치로 제시했다. 다만 해당 지침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규범은 아니며, 준수 여부가 이사 책임의 면책이나 위법성 판단의 결정적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상장협은 "향후 개정 상법 적용과 관련한 사법 판단이 축적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지침의 현장 적용 사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운영 결과를 토대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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