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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ESS 수주 경쟁...삼성SDI·LG엔솔·SK온 격돌


12일 제안서 마감…화재 안전성 점수가 변수
삼성SDI, NCA 각형 배터리로 안전성 강조
LG엔솔, LFP 양산…오창 시설 확대로 반격
SK온, 서산 공장 중심 ESS용 LFP 전환 전략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1조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임박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거래소는 이날까지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제안서와 사업계획서 제출을 마감한다. 13~16일 증빙서류 제출 이후 2월부터 서류 평가를 할 예정이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이후 이번 입찰에서는 화재 및 설비 안전성이 핵심 평가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는 모두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총 540MW(육지 500MW·제주 40MW) 규모이며, 배터리 용량으로 환산하면 약 3.24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전체 사업비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되며, 준공 기한은 2027년 12월이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70% 이상을 확보했고, 나머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수주했다. SK온은 당시 한 건의 사업도 수주하지 못했다.

이번 2차 입찰에서 가격 평가 비중은 기존 60%에서 50%로 낮아졌고, 비가격 평가 비중은 40%에서 50%로 확대됐다. 특히 비가격 항목 중 화재 안전성 배점은 6점에서 11점으로 올랐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1차 입찰에서는 산업·경제 기여도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지만, 2차 ESS 입찰에서는 화재 안전성 배점이 가장 크게 올라 사실상 당락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CES 2026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SDI의 'SDI 25U-Power'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CES 2026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SDI의 'SDI 25U-Power'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삼성SDI, NCA 각형 배터리·열전파 차단 기술로 안전성 유지

지난해 진행된 1차 ESS 중앙계약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76%를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삼성SDI가 국내 생산 비중과 산업 기여도, 그리고 안전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로 분석한다.

이번 2차 입찰에서도 삼성SDI는 안전성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공장에서 생산하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각형 배터리는 내구성이 높고, 화재 확산 억제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셀 이상 발생 시 인접 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는 'No TP(열전파 차단)' 기술을 적용해 화재 안전성을 강화했다.

일체형 ESS 솔루션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도 강점으로 꼽힌다. 배터리와 안전 장치를 20피트(ft) 컨테이너에 통합한 제품으로, 최근 화재 안전성 강화와 비용 절감 기술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기술대상'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받았다.

CES 2026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SDI의 'SDI 25U-Power'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ESS용 LFP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엔솔, 국내 유일 LFP 양산 경험…오창 생산 확대로 반격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2차 입찰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중심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LFP 배터리는 기존 삼원계(NCM/NCA) 계열 대비 열 안정성이 높고, 화재 시 산소 방출이 거의 없어 폭발 위험이 낮은 배터리로 알려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셀부터 모듈, ESS 시스템 전 단계에 걸쳐 LFP 기반 화재 안전 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제품 최초로 UL 9540A(열폭주 시험 표준) 인증과 대형 화재 모의 시험(LSFT)을 통과해, 셀 단위가 아닌 시스템 단위 화재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별도의 소화재 분사나 주수 시스템 없이도 화재 전이를 최소화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또 무보정 SOC(충전상태) 알고리즘을 적용해 LFP 배터리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주기적인 만충 보정 없이도 연속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통합형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ESS 운영 효율을 높이고, 운용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LFP 배터리의 양산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중국 난징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6월부터는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도 LFP 배터리 양산 체제를 구축해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충북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적용해 국내 생산 기반도 확대할 계획이다.

CES 2026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삼성SDI의 'SDI 25U-Power' 원통형 배터리. [사진=삼성SDI]
SK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SK온]

SK온, 서산 공장 ESS용 LFP 전환으로 2차 입찰 대응

SK온은 이번 2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충남 서산을 중심으로 한 국내 생산 기반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산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해, 국내에서 ESS용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 경쟁력으로는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기술을 앞세우고 있다. EIS는 미세한 전류 변화를 분석해 배터리 내부 상태를 진단하는 방식으로,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어 강화된 화재 안전성 평가 항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충남 서산 공장에 구축된 국내 최대 규모의 안전성 평가센터도 SK온의 강점으로 꼽힌다.

SK온은 최근 첫 ESS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과 1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플랫아이언이 2030년까지 미국에서 추진하는 6.2GWh 규모 ESS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젝트가 모두 성사될 경우, 최대 2조원 규모의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서 ESS가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번 2차 ESS 입찰 규모가 약 1조원으로 전기차 배터리 대형 수주에 비해 큰 금액은 아니지만,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와 향후 사업 확대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ESS 2차 입찰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번 입찰 성과가 이후 ESS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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