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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규모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에 자동차공장 언급되는 이유


캐나다, 자동차 공장 건설 강조⋯고용 창출 효과·미국 관세 압박
"캐나다 시장만으로는 시장 규모 작아 ⋯현대차, 쉽지 않을 것"
"독일에 요구한 폭스바겐 공장 건설도 쉽지 않아⋯경쟁력 약해"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캐나다 정부의 자국 내 자동차 공장 건설 요구로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이 방산 수주를 넘어선 산업 패키지 협상으로 확대됐다.

이같은 캐나다의 요구에는 자동차 산업의 고용 창출 효과와 미국 관세 압박이 주효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장영실함을 시찰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김 총리,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장영실함을 시찰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김 총리,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발주와 함께 현대차의 자국 내 공장 건설을 요청했다"며 "독일에는 폭스바겐을 겨냥해 유사한 요구를 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3000톤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 중이다.

잠수함 계약 비용만 최대 20조원이며 향후 30년간 유지·보수·정비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6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캐나다 정부는 오는 3월까지 최종 제안서를 제출받아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캐나다가 자국 내 자동차 공장 유치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높은 고용 창출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자국 부품업을 활성화하기에는 자동차 제조업보다 좋은 게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동차 산업을 중시하는 이유가 다른 산업에 비해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부품 종류가 많아 파급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동차 산업은 수만 개의 부품이 필요한 종합 산업으로 하나의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면 부품업체, 물류업체 등 수많은 협력업체가 동반 진출하면서 지역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낳는다.

또 다른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제를 뒤집는 조치였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장영실함을 시찰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김 총리,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오른쪽부터)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조립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김 교수는 "무역협정이 사실상 와해됐다. 트럼프는 '내 것, 네 것, 모든 게 내 것'이라는 식으로 나온다"며 "무역협정이 제대로 작동하면 의미가 있는데 이제 그 체제가 무너져 캐나다와 미국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 시장만 보고는 공장에 들어갈 수는 없어 현대차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캐나다도 임금이 낮은 곳이 아니고 미국이나 멕시코 시장까지 연계가 되면 의미가 있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경제성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공장을 세우려면 조립 공장이라 하더라도 쉽지 않다. 보통 1조~2조원이 들어간다"며 "계획도 없던 일인데 갑자기 자동차 공장을 세워달라고 하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압력이 가해질 경우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이 워낙 규모가 크니까 현대차에 고민해 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며 "막연하게 거부할 수도 없다. 잠수함 사업을 따내게 되면 그 대가로 인센티브 일부를 현대차에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캐나다는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공장을 짓는다면 최소한 연간 20~30만대는 생산해야 효율적인데 캐나다 시장 수요만으로는 20만대도 어렵다"며 "결국 수출해야 하는데 최적 수출지는 미국이고 미국 관세가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멕시코·미국·캐나다가 엮인 무역협정을 통해 캐나다를 관세 예외 지역으로 만들어준다는 조건이 붙는다면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북미 생산으로 인정받아 관세 예외를 받을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리 국방산업에는 미국도 상당한 관심이 있기 때문에 미국·캐나다·한국이 3자 협상을 통해 미국 관세를 낮추거나 무관세로 해주는 조건 등을 캐나다를 통해 설득하고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장영실함을 시찰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김 총리, 카니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울산 공장 입구 [사진=연합뉴스]

캐나다가 독일에 요구한 폭스바겐 공장 건설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필수 교수는 "폭스바겐 그룹의 주력 대중 모델은 디젤인데 이미 퇴출되고 있고 전기차로 전환하는 중인데 전기차 완성도는 아직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전기차 시장은 BYD, 테슬라, 현대차그룹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폭스바겐이 캐나다에 들어간다면 하이브리드 생산을 생각해야 하는데 하이브리드 기술은 도요타, 현대기아가 주도하고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NAFTA가 무너진 상황에서 북미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지 불확실하다"며 "폭스바겐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은 잠수함 수주를 위해 캐나다를 방문할 예정이다.

방문단에는 한화오션을 비롯해 현대차 측 관계자도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의 자동차 공장 건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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