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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법 명암 ㊦] "AI 기본법은 '진흥 중심'…'과도한 규제' 오해 풀어야"


김앤장법률사무소 방성현·노태영 변호사 인터뷰
방성현 변호사 "예측 가능성 높이면 산업 발전·이용자 보호 동시 달성"
노태영 변호사 “계도 기간·가이드라인 통해 신뢰 기반 AI 생태계 구축”

우리나라가 인공지능(AI) 기본법을 1월 22일 전면 시행한다. 미래 먹거리인 AI 산업의 기틀을 다질 명문화된 법이 나왔다는 데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AI 기본법을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규제 유예가 1년 이상 미뤄지면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여유도 주어졌다. AI가 산업과 일상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은 지금, AI 기본법이 우리 사회에 미칠 여파를 짚어본다.[편집자]
김앤장 법률사무소 방성현, 노태영 변호사가 5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앤장 법률사무소 방성현, 노태영 변호사가 5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을 과도한 규제로 오해하는 시각이 안타깝다. 이 법은 산업 육성에 방점을 둔 필수적인 기본법이다."

김앤장법률사무소 방성현·노태영 변호사는 최근 아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 AI 기본법에 대한 업계의 과도한 우려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6년 1월 22일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을 두고 일각에서 "산업 발목을 잡는 규제"라는 우려가 나오지만, 법의 취지와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면 오히려 한국 AI 산업의 신뢰성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성현 변호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문 변호사이자 규제심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개인정보보호법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07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IT·데이터 분야를 전문으로 다뤄왔다.

노태영 변호사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AI 기본법 민간자율위원회 표준지침 연구반 위원, 과기정통부 인공지능 윤리정책 포럼 윤리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김앤장에서 기술규제 및 디지털 플랫폼 법률 자문을 담당해왔다.

신뢰성 기반 없인 글로벌 경쟁 불가능…육성 위한 필수 법률

AI 기본법의 정식 명칭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사전 규제 성격의 규율법으로 해석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오해라고 지적한다.

방 변호사는 “AI 기본법의 목적을 보면 신뢰성 확보에 방점이 맞춰져 있고, 규제와 관련된 사항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법 자체를 규제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뢰성 기반이 필수적인데, 이 법은 그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AI 기본법이 제재보다 지원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단언했다. 법에는 AI 연구개발 지원, 인력 양성, 중소기업 육성, 국제협력 등이 명시돼 있으며, 과징금이나 형사처벌 없이 시정명령과 과태료(최대 3000만원 이하)만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AI법이 최대 매출의 7%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제재 수위가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방 변호사는 “대부분 규제법이 과징금이나 형사고발까지 포함하는 것과 달리, AI 기본법은 시정명령과 과태료만 규정돼 있다”며 “이는 산업 육성을 우선시하겠다는 입법 취지를 분명히 반영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노 변호사도 “AI가 국가 경쟁력 차원의 패권 경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제도적 기반 없이 산업만 키우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며 “유럽 AI법 제정과 미국의 행정명령 등 글로벌 흐름을 고려하면 한국 역시 기본법 제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규제 강도'가 아닌 '예측 가능성'

김앤장 법률사무소 방성현, 노태영 변호사가 5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앤장 법률사무소 방성현 변호사가 5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그럼에도 산업계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두 변호사는 “문제는 규제 자체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방 변호사는 “사업자들이 31조 이하 규정들을 보고 시행 이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는 것”이라며 “핵심은 규제가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영향 AI의 정의, 생성형 AI 표시 의무의 범위, 안전성 확보 조치의 구체적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 변호사는 “법안 최초 발의 후 장기간 의견 수렴이 있었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했고, 유럽과 미국의 접근 방식 차이도 고려해야 했다”며 “AI 산업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 모든 사례를 법에 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시행 초기 제도가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1년의 계도기간 동안 가이드라인과 사례가 축적되면 예측 가능성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의 적용 범위를 둘러싼 오해도 불안을 키운 요인이다. 노 변호사는 “법을 해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범자가 누구인지”라며 “AI 기본법은 AI를 제작·공급하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법이지, 일반 이용자가 AI로 만든 콘텐츠를 배포하는 행위까지 규제하는 법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 변호사는 이어 "지난해 말 배포자까지 규제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이는 기본법의 영역을 벗어난다”며 “콘텐츠 배포는 표현의 자유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별도 법령에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본법은 특정 분야의 세부 행위를 직접 규율하기보다 해당 분야 전반의 기본 원칙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법으로, 개별 법률들이 따라야 할 상위 기준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이러한 불확실성을 인식하고, 시행 초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다. 규제 조항에 대해서는 1년간 계도기간을 두는 한편, 1월 중 고시와 함께 세부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법 조문의 추상성을 보완하고, 사업자들이 실제 현장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을 보다 명확히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방 변호사는 “향후 1년 동안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이 순차적으로 정비될 수 있는 만큼, 사업자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본다”며 “계도기간을 둔 점은 현장 혼선을 줄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명확성 확보를, 기업은 기존 법령 리스크 점검부터

법 시행을 앞두고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정의 조항의 명확화가 꼽혔다. 방 변호사는 “정의 조항 문제는 EU나 유엔 차원에서도 공통적으로 제기되는 사안”이라며 “계도 기간 AI 사업자 범위와 공급 체계, 정의 조항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과 고시,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체화하고, 필요하다면 계도기간 종료 전 추가 개정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스타트업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두 변호사 모두 “AI 기본법보다 기존 법령 리스크를 점검하라”고 조언했다.

방 변호사는 “AI 기본법이 스타트업의 실제 사업에 직접적인 장애가 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대량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의 저작권, 개인정보 이슈가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워터마크 표시나 안전성 확보 의무는 구현 방식만 고민하면 되는 수준일 수 있지만, 기존 법령과의 충돌 여부는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변호사도 “실무 자문을 해보면 기본법보다 주차장법, 산업안전법 등 전통적인 산업법이 문제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자원이 제한적인 스타트업일수록 정부가 제공하는 자문과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 변호사는 AI 기본법을 둘러싼 과도한 우려가 완화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AI 산업 역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본법이라는 제도적 토대 위에서 성장해야 하며, 신뢰 기반 없이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도 어렵다는 것이다.

방 변호사는 “AI 기본법을 둘러싼 찬반 논쟁은 있었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계 부처와 협의해 산업 발전과 이용자 보호를 균형 있게 운영한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AI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올해는 제도의 방향성과 현장 적용의 균형점을 구체화해 나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AI 기본법이 규제 부담으로만 인식되는 것은 아쉽다”며 “규제는 계도기간을 두고, 육성 정책은 보다 적극적이고 가시적으로 추진된다면 기본법 시행의 의미는 충분히 증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방성현, 노태영 변호사가 5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앤장 법률사무소 노태영 변호사가 5일 서울 종로구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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