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6일 윤석열 정부 당시 이른바 ‘전현희 표적 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을 검찰에 넘기고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왼쪽)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023년 7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34633160db2f2.jpg)
공수처 수사1부(부장 나창수)는 이날 "최 전 원장과 유 위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용전자기록등손상 혐의로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감사에 참여한 전 감사원 감찰본부장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으며, 전 국민권익위 기획조정실장 A씨에 대해서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함께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공수처에 따르면 최 전 원장과 유 위원 등은 2023년 6월 9일 전 전 위원장과 권익위 관련 감사보고서를 감사위원들의 문안 심의 및 확정 절차 이전에 확정·시행해 감사위원들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 결재조차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산 유지보수업체 직원을 시켜 주심 감사위원(주심위원)의 결재 관련 데이터베이스 자체를 삭제해 열람 결재 버튼과 반려 버튼은 물론 감사보고서 자체를 클릭할 수 없도록 한 혐의도 있다.
A씨는 감사원에 전 전 위원장과 권익위에 대한 감사 사항을 제보하고도, 2022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허위 진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 원장 등에 대한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헌법재판소에서 한 차례 판단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사건을 심리하는 과정에서다. 헌재는 탄핵을 기각하면서 최 전 원장 등의 행위가 위법하기는 하지만, 주심위원의 감사 시행 지연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항변을 받아들여 직권남용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그러나 "수사 결과 주심위원이 시행을 지연시킨 사실은 없었다"며 "전산 시스템 결재 내역을 정밀 조사한 결과, 피의자들은 주심위원에게 결재가 상신된 뒤 불과 1시간여 만에 전산을 조작해 시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헌재에서는 주심위원의 결재권 침해만 심리됐지만, 감사위원들의 문안 심의·확정 절차 완료 전 사무처가 독단으로 문안을 확정·시행함으로써 감사위원들의 심의·확정 권한까지 침해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2022년 8월 제보를 받았다며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당시 주심위원은 조은석 위원(‘내란 특검’ 특별검사)이었다. 감사 대상 비위 사항은 △상습 지각 출근(89일 중 83일 오전 9시 이후 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 관련 이해충돌방지법 유권해석 개입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유권해석 개입 △직원 징계 관련 선처 탄원 등 13개 항목이었다.
감사원은 같은 해 10월 감사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했다. 전 전 위원장은 출석해 감사에 응하겠다고 했으나 감사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수사의뢰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같은 해 12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감사원은 2023년 6월 주심위원 결재 없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9월 16일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윤석열 정부 시절 진행된 7대 감사를 재조사했다. 같은 해 11월 20일 TF는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전 전 위원장과 권익위에 대한 감사가 위법·부당했다며 기존 결론을 뒤집었다. 이어 12월 3일 김인회 감사원장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감사와 무리한 감사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고통을 드린 사실이 밝혀졌다"며 "고통을 받은 분들께 감사원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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