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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론 안 된다"…함영주 회장의 아쉬움


신탁 DNA로 '하나' 됐는데…
남은 임기에 의미 있는 변화 만들어낼지 주목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다고 합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일 신년사에서 '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가계대출 성장의 한계를 언급하며 기업 대출과 투자 부문에서 옥석을 가리는 혜안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곽영래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곽영래 기자]

비은행 부문의 전략 수정과 역할 확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한다. 아쉬움이다.

현재의 하나은행은 옛 보람은행, 옛 서울신탁은행, 옛 외환은행의 묶음이다.

옛 하나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 전부터 국내에서 기업금융에 강점이 큰 회사였다. 단자은행으로 불리던 시절부터다. 기업어음 할인·단기자금대출 등 기업금융을 주로 했던 은행이다.

보람은행 합병은 덩치를 키우는 출발점이었다. 두 번째는 서울신탁은행이다. 국내에서 유일한 신탁 전문 은행이었다. 인수합병이라는 것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옛 하나은행의 지향점은 잘 유지했다.

외환전문은행인 외환은행도 신탁 비중이 적지 않았다. '월복리금전신탁'은 지금까지도 금융인들에게 회자한다. 은행에서 신탁상품의 대중화를 이끈 대표 사례다. 인수·합병한 모든 은행의 공통 키워드가 '신탁'이다.

신탁 금융은 지금도 은행과 증권사의 공통 영역이다. 기업금융과 깊게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그렇게 기업금융 신탁의 디엔에이(DNA)를 유지하고 있다.

그랬던 하나금융이 덩치가 커지면서 자기 DNA를 잃어가는 것이 아닌지 아쉬움이 커진다.

함 회장의 발언은 은행 중심 성장의 한계를 전제로 비은행 부문의 역할 확대 필요성을 시사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신년사는 비은행 성장에 더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머니무브가 빨라지면서 증권·자산운용·보험 등 비은행 경쟁력은 금융그룹의 중장기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함 회장도 "은행에서 돈이 빠져 자본시장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함 회장은 오는 2027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비은행 순익 기여도는 13.0%에 그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곽영래 기자]
하나금융그룹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 [사진=하나금융]

하나카드(1700억원), 하나증권(1696억원), 하나캐피탈(641억원), 하나자산신탁(369억원), 하나생명(177억원) 등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세다.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합병 가능성 등 내부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 가능성은 꾸준히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형 M&A 없인 한계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지난 2024년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해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비은행 기여도를 18%까지 끌어올려 사뭇 다른 흐름을 보였다.

하나금융은 "매력적인 매물이 많지 않았다"라며 "무리한 M&A엔 나서지 않겠다"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무리한 M&A는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하지만, 큰 의사 결정에서 유난히 작아지는 인상을 준 것도 부인하긴 어려워 보인다.

신년사를 통해 비은행 성장의 필요성은 분명히 드러냈지만, 제한적인 자본 전략과 현재의 실적 흐름에서 함 회장이 남은 임기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받고 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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