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일 기자]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는 세종시를 살릴 수도, 반대로 결정적으로 고립시킬 수도 있는 중대한 국가 사업이다. 문제는 지금의 CTX 계획이 세종을 살리는 방향이 아니라, 철저히 외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세종을 ‘지나가기만 하는 도시’로 만드는 CTX라면, 그것은 광역철도가 아니라 또 하나의 국가적 실패 사례가 될 것이다.

세종시는 이미 교통 붕괴의 초입에 서 있다. 출퇴근길 정체는 일상이 되었고, 부처 간 이동과 공항 출장은 시간과 비용을 갉아먹는 구조적 비효율로 굳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도로 확장과 BRT 보완이라는 미봉책만 반복되고 있다. 도시 도로의 3분의 2가 왕복 4차선 이하인 상황에서 “도로로 버텨보자”는 주장은 현실 인식의 부재다. 지하철 없는 행정수도는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
CTX가 세종을 관통하면서도 세종 시민이 제대로 탈 수 없다면, 그 철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종시 내부에 최소 3개 이상의 역을 설치하고, 이를 도시 내부 지하철로 동시에 설계·개통하지 않는 한, CTX는 세종의 교통 문제를 단 하나도 해결하지 못한다. 지금 설계하지 않으면, 세종은 향후 수십 년간 ‘지하철을 놓고 싶어도 놓을 수 없는 도시’로 고착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정책 실패의 전형이다.
일부에서는 지하철 동시개통을 두고 ‘비용 부담’을 운운한다. 그러나 이는 가장 비겁한 변명이다. CTX 건설 단계에서 함께 설계할 경우 추가 비용은 약 7천억 원 수준이다. 반대로 지금 이를 외면하면, 장차 수조 원대 중복 투자와 도시 단절이라는 대가를 시민과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게 된다. 지금 7000억원을 아끼겠다는 선택은, 결국 몇 배의 비용을 치르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민자사업이라 어렵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실시협약 단계에서 내부역과 도시철도 연계를 명확히 조건화하면 동시개통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를 회피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책임을 지기 싫어서다. 정책 결정권자가 지금 결단하지 않는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이제 정부는 더 이상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된다. 국토교통부와 KDI는 CTX 기본설계에 ‘세종 지하철 동시개통 옵션’을 반영한 공식 검증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실시협약 단계에서 내부역과 환승체계를 명문화하고, 정부·세종시·민간사업자·전문가·시민이 참여하는 민관 공동 TF를 당장 출범시켜야 한다. 이것이 최소한의 책임 있는 대응이다.
CTX는 단순한 철도가 아니다. 지금의 설계는 세종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지하철 없는 행정수도라는 모순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바로잡을 것인가. CTX와 세종 지하철의 동시개통은 선택이 아니다. 이것이 무산된다면, 그 책임은 분명히 물어야 한다. 우리는 세종시민의 이동권과 국가 행정 효율성을 위해 끝까지 요구하고 행동할 것이다.
[임성만 세종 CTX 지하철 동시개통추진위원장]
/세종=강일 기자(ki005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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