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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하면 100만원"…치솟는 월세에 대학가 '신음' [현장]


고려대 인근 원룸 월세 70만원⋯'엘베' 있으면 100만원 '훌쩍'
다방 집계한 11월 서울 평균 월세 72만원⋯한달 전보다 2만원↑
"고금리 더해 외국인 학생 등 수요 늘었는데 빌라 공급은 부족"

[아이뉴스24 이수현·김민지 기자] "괜찮은 집은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월세 70만~80만원 수준입니다. 작년과 비교해도 월세가 10만~20만원 올랐어요. 기숙사에 못 들어간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할 수밖에 없죠."(성북구 안암동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A씨)

30일 고려대 인근에서는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미 학기가 끝났지만 계절학기가 남은 학생과 고향에 가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추운 날씨에도 각자 걸음을 재촉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 거리. 2025.12.30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 거리. 2025.12.30 [사진=이수현 기자]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도 있지만 모든 학생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만큼 학교 인근 원룸은 언제나 인기를 끈다. 그리고 새 학기 직전인 12월과 1월 학교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원룸을 구하려는 신입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원룸을 찾는 수요가 몰리는 만큼 가격도 뛰고 있다. 매년 신입생과 외국인 유학생이 유입되는데 매물은 부족하다 보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성북구 안암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들은 월세 70만~80만원 수준에서 원룸이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옵션이 다양한 신축 빌라 원룸은 월세가 100만원을 넘어간다고 했다.

관리비까지 고려하면 학생들이 내야 하는 주거비는 더 늘어난다. 안암동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건물마다 다르지만 보통 관리비가 월 8만~10만원이 일반적"이라며 "인터넷 포함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전기와 가스요금은 개인 사용량만큼 별도로 부담한다"고 전했다.

빌라 월세 상승은 대학가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관측되고 있다. 다방에 따르면 11월 서울 25개 자치구의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 평균 월세는 72만원이다. 10월 기록한 70만원 대비 2만원 상승했다. 강남구(97만원)와 서초구(90만원), 용산구(86만원) 등 평균 월세가 80만원을 넘는 지역도 다수다.

월세와 관리비 상승 요인은 인건비와 물가 상승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2022년 이후 대출금리가 상승한 점이 월세 상승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을 가진 집주인이 매달 부담해야 하는 대출 이자 부담이 월세로 전이됐다는 것이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근 거리. 2025.12.30 [사진=이수현 기자]
서울 종로구 혜화동 인근 거리 전경. 2025.12.30 [사진=이수현 기자]

안암동 공인중개사 C씨는 "예전에는 대출금리가 2%대였는데, 지금은 5~6%대까지 올랐다"며 "임대료를 올리지 않으면 집주인이 재산세와 수리비,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외국인 학생 수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25만3434명으로 지난해 20만8962명보다 4만4472명 늘었다. 서울 내 외국인 유학생도 지난해 7만4488명에서 올해 8만2911명으로 증가했다. 늘어나는 학생만큼 임대 수요 또한 늘어난다.

종로구 혜화동에서 근무하는 공인중개사 D씨는 "과거에는 주거비 부담에 외국인 학생 여러명씩 함께 생활했지만 최근에는 혼자 거주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번에 많은 돈을 환전하기 어려운 공산권 국가 학생들은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를 높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치솟는 월세에 기숙사를 원하는 학생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수용률은 떨어지고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3.8%였던 대학교 기숙사 수용률은 3년 연속 하락하며 올해 22.9%를 기록했다. 재학생 수는 2022년 155만9993에서 158만5909명으로 늘었는데 수용 가능 인원은 37만934명에서 36만2623명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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