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 달성군이 2023년부터 추진해온 ‘신산업 기술이전 및 맞춤형 사업화 지원사업’이 짧은 시간 안에 지역 산업구조 재편의 촉매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이전, 시제품 개발, 사업화, 해외 진출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혁신 모델이 정착되면서, 지방 중소도시가 기술 중심 성장체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 R&D 지원이나 사업비 보조를 넘어, 기술 개발–제품화–시장 진입–수출까지 직접 지원하는 형태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개 기업서 매출 16억·신규고용 6명…“정책의 즉각적 경제효과 확인”
29일 군에 따르면 달성군은 2023년부터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대학·연구기관의 우수 기술을 관내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기업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실증 지원을 강화해왔다. 이 과정에서 군은 기술의 이해도, 공정 개선, 시제품 제작, 인증 절차, 전시회 참가, 해외 판로까지 “사업화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기업 상황에 맞게 지원했다.
2025년 참여한 5개 기업은 매우 다른 산업군이지만, 기술이전 기반으로 공통적으로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미래차·AI·스마트농업 등 신산업 분야로 확산되며 성과는 입체적으로 드러났다.
먼저, ㈜일성도금은 친환경 공정을 적용한 수소연료전지 차량 부품을 개발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어 ㈜황소농기계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축사 관리 로봇을 선보였다, 축산업 자동화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다. ㈜시수머신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자동화 철근절곡기를 개발해 건설현장의 안전·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반 기술도 눈에 띈다.
㈜케이와이는 AI 예지·진단 기반 무선 에너지 관리 시스템(CEMS)을 개발해 설비 이상징후를 사전 감지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경성화인켐은 이차전지 및 전기차 소재용 고기능성 나노복합 필름을 제작하며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 새로운 소재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연매출 16억원을 창출하고 신규 고용 6명을 만들어냈다. 기술이의전 지원사업이 흔히 ‘성과가 더디다’는 편견을 깬 사례다.

◆베트남·사우디 수출 성사…“연구실 기술이 세계 시장으로”
성과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케이와이와 ㈜시수머신이다.
케이와이(대표 이정훈)는 경북대 기술을 이전받아 AI 기반 무선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유선 대비 설치비 절감 효과가 커 해외 수요가 높았고, 이 기술로 베트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EID 사업 협약을 통해 1억5000만원의 추가 사업도 확보했다.
시수머신(대표 이현석)은 계명대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화 철근절곡기를 개발해 건설현장의 안전성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이 장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억6000만원 규모의 수출계약으로 이어졌고, 미국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이들 사례를 두고 “지방 기업도 기술만 제대로 붙으면 글로벌로 갈 수 있다는 확실한 근거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성형 선순환 구조’…기술이전→사업화→성장→수출
달성군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성과가 발생했다는 차원을 넘어, 기술이전부터 성과 확산까지 전 과정을 연결해낸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기업 맞춤형 컨설팅, 시제품 제작 지원, 국·내외 전시회 참가 지원 △해외 판로 연결, 성장기업 후속지원 등 이런 구조 덕분에 기업들은 기술만 받은 뒤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시장에 진입하고 해외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경제 전문가는 “달성군이 만든 모델은 지방정부가 신산업을 주도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향후 대구 산업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2026년 사업 예산 확보…“이제는 확장 단계”
달성군은 지난 19일 의회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사업 예산 10여억원을 확보했다.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기본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최재훈 달성군수는“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달성군에서 성장하도록 기술이전–사업화–성과 확산의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산업계는 이번 모델이 “대구 서남권 산업벨트를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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