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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최후 진술…"저도 참 많이 인내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사건 검사·변호인보다 제가 잘 알아"…1시간 가까이 발언
"국회가 반국가·체제 전복 세력과 취임 초부터 정부 발목 잡아"
"국민들, 국정에 무관심 말고 제발 일어나 관심·비판 해주길"
재판부, 증인 신문 요청 기각…내년 1월 16일 오후 2시 선고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징역 10년을 구형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공소장을 두고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 주장했다. 또 "제왕적 대통령은 없다. 계엄을 해제했는데도 내란몰이하면서 대통령 관저로 막 밀고 들어오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며 "얼마나 대통령을 가볍게 생각하면 이렇게 하겠느냐"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사진=서울중앙지법/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사진=서울중앙지법/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에서는 제가 당사자다. 당사자이기 때문에 검사나 변호인보다 제일 정확히 설명드릴 수 있다"며 "그냥 거짓 없이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리겠다"고 했다. 이후 약 한 시간 동안 진술을 쏟아냈다. 상당부분이 비상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강변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지금은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을 성토했다. 그는 "계엄 선포는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제 취임 초부터) 우리나라 헌정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권력분립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완전히 망각하고 필요하면 반국가세력이나 체제 전복 세력, 또 외부의 국권침탈 세력들하고도 언제든지 연대하고 손을 잡아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면서 "저도 참 많이 인내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작년 여름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상당히 많은 군을 파견하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험이 대두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선에 모니터팀을 파견하는 것이 우리 국익과 안보에 매우 중요한데, 그것을 파견한다고 해서 당시 신원식 국방부장관 탄핵을 추진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신 장관을 탄핵이 안 되는 안보실장으로 바꾸자 탄핵 발의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 생각해오던 터에 감사원장 탄핵과 중앙지검 간부 탄핵 추진이 11월 하순경 시작됐다"며 "반헌법적인 국회 독재로 인해 국정이 마비되고 우리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권력분립이라든가 의회 민주주의라는 것의 헌정질서가 붕괴되는 상황에서 비전시 계엄을 검토하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이 국회이기 때문에, 거대 야당이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을 깨우고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와 국정에 무관심하지 말고 제발 일어나 관심을 가지고 비판도 좀 하고 이렇게 해달라는 그런 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체포 방해 혐의에 대해 "제가 어떻게 경호관을 사유화 할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특검팀은 이 혐의에 대해 전체 구형의 절반인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청구하면서 언론에 풀(공지)하는 것을 보고 변호인과 통화하면서 '공수처가 내란 수사권도 없으니 검찰,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았지만 출구전략을 세우느라, 기각당하려고 영장을 넣었나 보다' 이런 순진한 얘기를 했다"며 "나중에 영장이 발부되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사진=서울중앙지법/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사진=서울중앙지법/연합뉴스]

그는 또 "대통령이 탄핵소추되고 바깥에서 막 흔드니까 (대통령실 내부 관계자가) 이미 다 경찰하고 선이 닿아가지고 밖에 나가서 기밀 누설을 다 해준다. 경호관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벌어지고, 임기 5년짜리 대통령이 경호처를 사유화 하는 것도 어렵지만 탄핵소추 위험이 있는, 광화문이라든가 세이브코리아 집회라든가 대학 집회라든가 이런 데를 실제로 가보지 않고 그냥 메이저 언론, 방송만 보는 사람들은 탄핵 가능성을 90%, 거의 100%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제가 어떻게 경호관을 사유화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형식적 국무회의로 비상계엄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국가긴급권 행사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의 어떤 독점적, 배타적 헌법상 권한"이라면서 "정치적 통제에 의해 제한될 뿐 이 자체를 가지고 형사법정에 세운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앞서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팀의 구형에 대해 "정치적 프레임에 기댄 과도한 구형"이라며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은 수사와 재판의 전 과정에서 자신의 판단과 행위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 있었음을 일관되게 설명해 왔다"며 "그럼에도 이를 두고 '반성 없음'이라는 표현으로 낙인찍는 것은 사실상 유죄를 전제로 한 여론 재판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울러 "본 사건의 실체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정에서 엄정하게 가려질 것"이라면서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과도한 구형이나 정치적 파고에 흔들림 없이 오직 기록과 증거 그리고 형사법리에 따라 공정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특검팀은 구형 논고에서 "헌법을 따르고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할 피고인이 아전인수격으로 범행을 실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고, 피고인을 신임해 대통령으로 선출한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수사와 재판에서 국민들에게 반성과 사죄를 전하기 보다 비상계엄의 선포의 정당성과 수사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면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하급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했다.

박 특검보는 끝으로 "피고인으로 인해 훼손된 헌법질서와 법치주의를 다시 세우고, 다시는 최고 권력자가 권력남용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조항의 실현이 필요하다"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내란 재판' 결과를 보고 판결을 내려달라면서 추가 서증조사와 증인 신문기회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첫 판결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사진=서울중앙지법/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사진=서울중앙지법/연합뉴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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