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석 해운협회 회장 "저성장·공급과잉 지속…해운 경쟁력 강화에 역량 집중"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이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해운시장의 구조적인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너지 안보와 해상 공급망 강화를 중심으로 해운산업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26일 밝혔다.

박 회장은 2026년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확산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미·중 갈등 심화 등 복합적인 대외 변수로 해운산업 전반에 유례없는 불확실성이 초래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교역 위축의 영향으로 컨테이너 운임이 전년 대비 36% 급락하는 등 해운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신조 컨테이너선 인도가 지속되며 구조적인 공급 과잉이 심화됐고,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 시행으로 연료 선택과 운항 방식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요구되면서 해운기업의 경영 부담은 더욱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협회는 해상 공급망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략 상선대 도입을 적극 추진해왔다"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필수 화물의 안정적 수송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또 "핵심 에너지의 국적선 적취율 70% 이상 유지와 에너지 수송선사의 해외 매각 방지, 대량 화주의 해운업 진입 방지 등 정책 과제에 대해서도 현재 제도화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해운 경기와 관련해 "환율 변동성과 원자재 공급망 불확실성이 완화되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저성장 기조에 따른 화물 수요 감소와 컨테이너 시장의 구조적인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관세 부과와 유예 조치가 반복되고 각국의 리쇼어링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이 상존해 글로벌 해상 물류 환경의 불안정성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회장은 "내년에는 수출입 화주의 무역 경쟁력을 제고하고 해운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기 위해 중점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에너지 적취율 법제화와 국가 전략 상선대 특별법 제정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해상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운·조선 간 상생협력을 위한 한국형 해사클러스터를 확대하고, 정부 및 국회와의 협력을 통해 해운업 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했다.

또 "해운 금융 활성화를 통해 중소 선사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북극항로 시범 운항 및 연구용역을 통해 북극항로 개척과 지원 기반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적 해기 인력 양성과 외국인 선원 고용 환경 개선, 해양 환경 규제 대응 등을 병행해 해운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며 "대국민 해운산업 인식 개선을 통해 해운산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해운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슬기롭게 대응하고, 현재의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우리 해운산업이 글로벌 해운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