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23일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하며, 디지털 콕핏과 주행 보조 기능이 통합되는 차세대 전장 시장을 정조준했다.
이번 인수는 차량 내부 정보를 구현하는 전장 제조사 역할에서, 주행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콕핏에 ADAS 더한 하만…전장 포트폴리오의 질적 변화
하만은 그동안 디지털 콕핏과 인포테인먼트, 카오디오를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키워왔다. 디스플레이와 계기판, 음향 등 ‘차량 내 경험(In-Cabin Experience)’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사업자다.
ZF ADAS 사업 인수로 하만의 역할은 한층 확장됐다. 전방 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주행 환경 인식과 판단을 담당하는 기술을 확보하며 차량 안전과 주행 보조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ADAS는 운전자가 차량을 더 안전하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로, 완전자율주행 이전 단계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가리지 않고 적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카메라·레이더·센서 등을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해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
콕핏과 ADAS를 하나의 중앙집중형 컨트롤러로 통합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는 평가다. 하만이 단순 전장 부품 공급을 넘어, 차량의 핵심 연산 구조를 설계·공급하는 위치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ADAS와 콕핏, 중앙집중형 구조로 재편되는 시장
ADAS 시장의 경쟁 구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개별 기능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콕핏과 주행 보조를 하나의 연산 구조로 묶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차량 전자 아키텍처가 분산형에서 중앙집중형으로 전환되면서 ADAS와 콕핏 통합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ZF의 ADAS 사업은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시장에서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보쉬, 콘티넨탈, 발레오 등 전통 전장 업체들과 경쟁하는 가운데, ZF ADAS는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급망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특히 BMW·벤츠·폭스바겐 등 독일 프리미엄 OEM을 비롯해 GM·포드, 스텔란티스, 중국 주요 완성차 업체까지 폭넓은 고객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만 중심으로 짜인 삼성전자 M&A…전장의 축으로 부상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공조, 전장, 오디오, 디지털 헬스케어 등 4개 분야에서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구체적으로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 사업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젤스(Xealth)다.
공개된 거래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플랙트그룹과 ZF ADAS 사업 인수에만 각각 15억유로가 투입됐다. 여기에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 금액 등을 합치면, 삼성전자는 올해 인수합병에만 5조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만 이사회 손영권 의장은 "이번 인수는 모빌리티 산업의 전환을 이끄는 하만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삼성전자의 장기적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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