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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美 생산거점 확보⋯중국 공백 선점하나


'생물보안법'에 트럼프 최종 서명…中 바이오 사실상 퇴출 수순
4100억 들여 GSK 공장 인수한 삼성바이오 "CDMO 성장 속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압박 등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셀트리온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현지 바이오 생산 거점을 인수해 CDMO(위탁생산개발) 전략을 구체화했다. 여기에 생물보안법 발효까지 맞물리며 경쟁 우위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4100억원 규모로 GSK 미국 공장 인수…"추가 투자도 검토"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보유한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2억8000만달러(약 4136억원)이며, 내년 1분기 내 인수 절차를 마칠 방침이다.

이번 인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해외 생산시설 인수 사례 중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셀트리온은 올해 일라이릴리 공장을 4600억원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독일 CDMO 기업 IDT바이오로지카를 3390억원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브리스톨마이어스퀴브(BMS) 시큐러스 공장을 208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GSK 공장은 메릴랜드주 바이오 클러스터 중심지에 있으며, 연간 6만L 규모의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할 수 있다. 2개 제조동으로 구성돼 임상부터 상업 생산까지 다양한 규모의 항체의약품 생산을 지원할 인프라를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운영 안정성을 위해 현지 인력 전원을 고용 승계했다. 향후 중장기 수요와 가동 상황을 고려해 생산능력 확대 등 추가 투자도 검토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천 송도와 미국을 연결하는 이원화된 생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북미 고객과의 협업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별 공급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해 CDMO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中 견제 '생물보안법' 최종 통과…"삼성에게 기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담은 국방수권법(NDAA)에 최종 서명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이 현실화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바이오 기술과 유전정보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외국 업체와의 거래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이다.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미국-중국 무역갈등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이 법안은 미·중 바이오 패권 경쟁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초 처음 발의됐지만, 규제대상 기업 선정 기준의 불명확성과 절차의 투명성 부족 등 문제로 당시 NDAA에 포함되지 못했다. 당시 규제 대상은 중국 유전자 분석, CDMO 등 분야 기업이었고, 일회성 거래만으로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기준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올해 개정안은 수정·보완을 거쳐 하원에서 찬성 312표, 반대 112표로 통과됐다. 상원에서도 찬성 77표, 반대 20표로 가결됐다.

업계는 규제 대상 기업 명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생물보안법은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법제화돼 효력이 발생했지만, 실제 규제 적용은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법안에 따르면 미 정부는 국방수권법(NDAA) 발효 후 1년 안에 '우려 기업' 명단을 공표해야 한다. 명단에 포함되면 연방정부 조달·계약과 관련한 거래가 제한되고, 대출·보조금 등 지원도 배제된다. 규제 범위는 지정 방식에 따라 모회사·자회사·계열사로 확장될 여지도 있어 파급력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미 국방부의 '1260H(미국 내 운영 중국 군사기업) 목록'에는 BGI와 MGI테크 등 중국 기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미국바이오협회도 중국 바이오 업체들이 1260H에 포함된 사실을 회원사에 알리고 있다"며 "명단은 1년 이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 정부의 관세 부과와 약가 인하 정책 등으로 내년에는 기업 간 시장 경쟁 구도가 크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CDMO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삼성바이오의 미국 생산에 따른 비용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현지 우호적 환경 조성으로 수주 기회가 늘고 매출 성장 속도가 이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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