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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이 대학 리포트로?"⋯넷플릭스 'K-콘텐츠'가 만든 신풍경


국립중앙박물관, 케데헌 공개 이후 굿즈 매출 전월比 100% '껑충'
연말 굿즈 매출 400억 돌파 전망⋯美 대학선 루미 목소리 분석 리포트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올해 6월 말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가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의 한 대학원에서는 케데헌 주인공 캐릭터의 목소리를 분석하는 리포트까지 제출됐다. 케데헌을 포함한 K-콘텐츠가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이미 지식과 산업으로 전환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23일 오후 성수에서 열린 2025 넷플릭스 한류 인사이트 세션에서 (왼쪽부터)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김숙영 UCLA 연극·공연학과 교수,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차장, 이상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류 PM이 패널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23일 오후 성수에서 열린 2025 넷플릭스 한류 인사이트 세션에서 (왼쪽부터)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김숙영 UCLA 연극·공연학과 교수,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차장, 이상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류 PM이 패널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23일 오후 서울 성수에서 열린 2025 넷플릭스 한류 인사이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을 가능케 한 결정적 요인과 그 이후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짚었다.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토리텔링, 케데헌이 그 중심으로 거론됐다.

이날 현장에서 발제와 토론에 나선 김숙영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연극·공연학과 교수는 넷플릭스 등을 통한 K-콘텐츠의 글로벌 도약을 '확성기'에 비유했다. 한국 고유의 매력적인 콘텐츠는 원래 있었지만,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전 세계에 전달할 수단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K-콘텐츠는 미국 대중에 있어 서브컬처 장르 중 하나에 불과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는 온라인 소비에 강하다. 모든 것이 온라인화됐던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날개를 달았다"며 "코로나 당시 라이브 중심이던 음악 산업이 침체된 반면 온라인 콘서트나 비대면으로 쉽게 접할 수 있던 한국 콘텐츠는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체감한 K-콘텐츠의 위상 변화를 하나의 에피소드로 전했다. 기말고사 채점을 하던 중, 한국 문화에 관심이 없던 미국 대학원생이 케데헌 속 리더인 루미의 목소리를 분석한 리포트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뮤지컬 전공 학생이 케데헌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접했다. 낯설지만 매력적이라며 학문적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며 "이런 일들이 더 빈번이 일어나면은 유행의 아이콘이 되고 아이콘이 하나의 지식 체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장의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됐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해외사업 차장은 케데헌을 '체감의 변곡점'이라고 표현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립박물관의 유물을 모티브로 굿즈를 개발하고 있다.

이 차장은 "올해 7월 케데헌 공개 이후 박물관 개장 전부터 놀이공원처럼 대기 줄이 생겼다. 굿즈를 사기 위해 새벽 4시 반부터 줄을 선 관람객도 있었다"며 "특히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대기 줄에 선 남녀노소 관람객들이 하나같이 케데헌 속 호랑이(더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는 점"이라고 했다.

23일 오후 성수에서 열린 2025 넷플릭스 한류 인사이트 세션에서 (왼쪽부터)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김숙영 UCLA 연극·공연학과 교수,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상품유통전략팀 차장, 이상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류 PM이 패널로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케이팝데몬헌터스 주인공들이 컵라면을 먹는 장면. [사진=넷플릭스]

성과는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다. 이 차장에 따르면 케데헌 공개 이후 박물관 굿즈인 뮷즈(MU:DS)의 매출액이 전월 대비 매출이 100% 증가했다. 뮷즈 누적 매출은 12월 말 기준 36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이 차장은 "연말까지 400억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반짝 인기가 아니라 12월 말까지 매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내부적으로도 가장 놀라운 대목"이라고 했다.

이 차장은 K-브랜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스토리텔링과 위트의 힘"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과거에는 유물 이미지를 그대로 인쇄한 굿즈를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유물에 서사를 부여하고 있다"며 "대표 사례가 '평양감사향연도'다. 선비 3명의 얼굴을 소주잔에 담고, 차가운 술을 따르면 볼이 빨개지도록 만든 제품을 출시한 이후 MZ세대가 박물관으로 유입됐다"고 했다.

이상윤 KOTRA 한류 PM은 한류의 다음 과제로 소비 구조의 완성을 꼽았다. 단순히 콘텐츠를 감상하는 데서 끝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PM은 "한류는 이제 보는 문화에서 쓰는 문화로 전환돼야 한다"며 "일상에서 소비되고 사용될 때 비로소 경제적 가치가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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