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K-푸드의 글로벌 인기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으로 음식을 즐기는 것을 넘어, K-푸드 자체가 세계인의 일상에 스며드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희망찬 분석도 나온다.
식품·외식기업들 역시 각국 주류 문화에 편입하려는 시도를 지속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미국 뉴욕 JFK 공항 '신라면 분식' 전경.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ea33e9175e3009.jpg)
농심이 지난 19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 터미널 1에 '신라면 분식' 글로벌 4호점을 오픈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주요 글로벌 항공사들이 모이는 JFK 공항은 연간 6200만명 이상 이용하는 미국의 핵심 이동 거점으로, 농심은 이곳을 오가는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한국의 매운맛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신라면 분식은 농심이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운영하는 신라면 체험 공간이다. 앞서 지난 4월 페루 마추픽추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일본 하라주쿠, 베트남 호찌민, 미국 뉴욕 등 각국 주요 거점에 매장을 연 상태다.
![미국 뉴욕 JFK 공항 '신라면 분식' 전경.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fd042a550fd20b.jpg)
K-푸드 열풍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상태다. 현재 100여 개 국가에 불닭볶음면을 수출 중인데, 단일 제품 수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며 주목받고 있다. 단일 식품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 정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전 세계를 둘러봐도 흔치 않아서다. 삼양식품은 현재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국내 전체 라면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뉴욕 JFK 공항 '신라면 분식' 전경.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6630c0564ff22e.jpg)
파리바게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 등장했다. 이 행사를 생중계하는 NBC 방송 진행자들이 파리바게뜨 케이크를 직접 맛을 보며 소감을 남겼다. 지난 1959년부터 매년 이어져 온 록펠러센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은 미국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로 알려져 있다. 한국으로 치면 보신각 타종행사에 외국 브랜드가 등장한 셈이다.
![미국 뉴욕 JFK 공항 '신라면 분식' 전경.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69ac1215898ce0.jpg)
BBQ는 미국 대표 로컬 리뷰·검색 플랫폼 옐프가 올해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순위에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옐프는 2004년 설립된 소비자 리뷰 기반 플랫폼으로, 웹과 모바일을 합산해 월간 약 1억명 이상의 이용자가 방문하는 미국 대표 로컬 리뷰·검색 서비스다. 해당 순위는 브랜드 평점, 재방문 고객 평가, 브랜드 검색량, 리뷰 수 등을 종합 분석해 선정됐다. BBQ는 미국 서부 지역 3위, 중서부 2위, 남부 2위를 기록하며 전반적으로 고른 선호도를 보였다.
![미국 뉴욕 JFK 공항 '신라면 분식' 전경. [사진=농심]](https://image.inews24.com/v1/5b0a0f62baed62.jpg)
오리온은 제품의 맛부터 원료, 마케팅, 영업·유통 등 모든 부분을 철저히 현지화하는 방식으로 글로벌을 공략하고 있다. 일례로 '오!감자'는 중국에서 '야투도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국내에는 없는 토마토, 스테이크, 허니버터, 치킨 맛 등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차와 케이크를 즐겨 먹는 문화가 발달한 러시아에서는 각종 과일잼을 활용한 초코파이를 출시하고,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 판매하는 초코파이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쓰기도 한다.
각국 정서에 맞는 소비자 밀착형 마케팅에도 집중하고 있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는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요우'라는 브랜드로 판매된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파란색 패키지였던 초코파이를 붉은색 패키지로 바꿨으며, 한국에만 있는 '정(情)'이라는 정서도 공자 사상에 맞춰 '인(仁)'으로 브랜딩했다. 베트남에서는 정(情)과 유사한 베트남어 'Tinh(띤)'을 넣어 현지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식품 브랜드가 이제 이국적인 호기심의 대상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의 일상과 문화 안으로 편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며 "식품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일상의 단계로 접어들면 훨씬 보편적인 맛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진다. 현재까진 이 영역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신호가 다수 감지된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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