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종수 기자] 항암 치료를 거듭할수록 약물이 종양에 더 많이 축적된다면 어떨까. 말할 것도 없이 치료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이동원 교수 연구팀이 바로 이러한 ‘이상적인 항암 치료’에 한 걸음 다가서는 새로운 개념의 고분자 항암 나노약물을 개발했다.

이 교수팀은 항암 치료 과정 자체가 종양 표적 능력을 강화하는 ‘자가 종양 표적 증진(Self-amplified tumor targeting)’ 고분자 항암 나노약물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상위 3.3%)』에 발표됐다. 연구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2026년 1월호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암세포는 빠른 성장과 왕성한 대사활동으로 정상세포와 다른 비정상적 레독스(redox) 균형을 유지한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산화스트레스를 유도하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항암 전략으로 주목받아 왔다. 다만 산화스트레스 유도 물질은 기존 항암제에 비해 약효가 낮아, 종양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상용화의 관건으로 남아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화스트레스 유도 고분자 전구약물과 종양 리프로그래밍(tumor reprogramming) 개념을 결합했다.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에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사멸을 유도하는 동시에, 암세포의 환경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치료가 진행될수록 나노약물이 종양에 더 많이 축적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러한 자가 표적 증진 효과와 이에 따른 우수한 항암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항암약물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돼 온 낮은 종양 표적 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종양 특이적 전달 효율을 높이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항암 나노약물의 실질적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신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동원 교수는 “산화스트레스 유도 고분자 전구약물과 종양 리프로그래밍을 결합해 치료 과정 자체가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도록 설계했다”며 “동물실험을 통해 치료가 진행될수록 나노약물이 종양에 더 많이 축적되고 항암 효과가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원 교수는 산화스트레스 제어 기반 나노약물 분야에서 연속적으로 세계적 학술지에 연구성과를 발표하며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현재는 방사선 치료 및 면역치료와 병행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치료 효과를 더욱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기초연구실 사업 및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을 받아 수행됐다.
/전북=박종수 기자(bell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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