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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운임·마일리지까지…공정위에 손발 묶인 대한항공


합병은 통과했지만 자율은 제한
2034년까지 ‘상시 관리’ 국면 진입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해 좌석·운임·마일리지 전반을 아우르는 강도 높은 사후 관리에 나섰다.

합병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대한항공의 경영 자율성은 향후 10년 가까이 제약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촘촘한 관리를 받는 대한항공. [사진=챗GPT로 그린 그림]
공정거래위원회의 촘촘한 관리를 받는 대한항공. [사진=챗GPT로 그린 그림]

2019년 국제선 공급 좌석 수, 90% 미만되자 ‘철퇴’

공정위는 2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부과된 시정조치를 위반했다며 이행강제금 64억6000만원을 부과했다.

‘2019년 대비 국제선 공급 좌석 수를 90% 미만으로 줄이지 말라’는 기업결합 승인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에서 지난해 12월12일부터 올해 3월28일까지 공급한 좌석 수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69.5%에 그쳤다. 이는 승인 조건인 90% 이상 유지 기준보다 2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항공사별 부과액은 대한항공 58억8000만원, 아시아나항공 5억8000만원이다.

대한항공 측은 “관련 사안을 면밀하게 재검토하고 심의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B787-1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서도 소비자 체감도가 낮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등 실제 사용이 가능한 마일리지 공급 기준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앞서 지난 8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좌석 평균 운임 인상 한도 초과 금지’ 시정조치를 위반해 이행강제금 121억원을 부과받았다.

이는 제도 도입 이후 2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소비자 환원액 31억5000만원까지 포함하면, 관련 누적 부담액은 217억1000만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운임·좌석·마일리지 ‘상시 감시’

잇단 제재는 단발성 조치라기보다, 승인 이후에도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수치 기준으로 상시 점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운임뿐 아니라 좌석 공급과 마일리지 사용성까지 관리 범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항공 결합에 민감한 이유로는 항공 요금이 전 국민 이동 비용과 직결된다는 점이 꼽힌다. 대형 항공사의 좌석 축소나 마일리지 제한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진그룹 5개 항공사가 내년 3분기부터 '스타링크'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결합이 시장 영향과 관리 범위 측면에서 공정위 역사상 가장 중대한 결합 중 하나로 평가되는 점도 ‘촘촘잣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1위 항공사가 2위 사업자를 흡수하는 구조로, 경쟁 제한 효과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가 시정조치 이행 기간을 2034년까지 설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주·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복수의 저비용항공사(LCC)가 존재하고,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도 치열한 만큼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항공권 가격을 좌우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왼쪽부터)한진 조현민 사장·노삼석 대표이사 사장,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대표이사·안규진 부사장이 4일 AI 기반 물류 네트워크 공동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진]

공정위만? 산업은행도 ‘돋보기’ 감시

공정위와 함께 한진그룹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축으로는 산업은행이 꼽힌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과정에서 재무적 지원과 함께 윤리경영 조건을 부과하며 관리 역할을 해왔다.

재계에서는 산업은행의 요구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 사장이 항공업 관련 계열사 경영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민 사장은 2020년 말 한진칼 임원직에서 사퇴한 이후, 현재는 한진 사장으로서 물류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한진그룹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3사는 통합 법인 출범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있으며, 2027년 1분기 내 ‘통합 진에어’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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