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시행 이틀 만에 발생해 '1호 사고'로 기록된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검찰이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 등에 4년형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9일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이영은 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중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 대해 "정 회장은 안전보건 관련된 사안을 포함해 그룹 전반에 관련된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으며 이를 토대로 중처법상 경영 책임자로 볼 수 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그러면서 "삼표 측은 붕괴 위험성을 예상할 수 있었으나 무사안일의 태도로 일관하다 사고가 발생했다"며 "안전보다는 목표 채석량 달성이라는 경제적 이득만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에 출석하는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544587f5c5dcc3.jpg)
검찰은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징역 3년형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삼표산업 본사와 양주사업소 전·현직 직원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2∼3년형을 구형했다.
삼표산업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정 회장의 변호인은 "정 회장은 중처법 시행 전에 회장이 그룹 안전 보건을 챙긴 행위를 한 것일 뿐"이라며 "지주사와 정 회장은 그룹의 전반적인 방향만 설정했을 뿐 실질적인 최종 의사결정은 각 사업 부문의 대표이사가 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정 회장이 중처법상 경영 책임자가 아니라는 취지다.
정 회장도 최후 진술에서 "법적 책임 소재를 떠나 우리 사업장의 근로자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하지만 그룹사는 안전 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고 실질적인 계열사의 경영과 안전은 대표이사의 권한으로 이뤄졌음을 잘 살펴달라"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그룹 차원의 안전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을 마지막 소명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을 비롯한 삼표그룹 관계자들은 지난 2022년 1월 29일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사망한 사건으로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고와 관련해 중처법 규정상 실질적이고 최종적 권한을 행사하는 경영책임자가 정 회장인 것으로 판단해 기소했다.
선고 기일을 내년 2월 10일로 결정됐지만, 법원의 인사 이동 등으로 선고 날짜 변경 가능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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