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비만은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에게도 흔한 만성 질환이다. 반려동물의 비만율이 급증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위고비'에 사용되는 GLP-1 등을 활용한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1d739b69f029d1.jpg)
20일 미국 기업 네슬레의 반려동물 전문 연구기관 퓨리나(Purina Institute)에 따르면, 전 세계 반려동물의 비만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반려묘의 비만율은 63%, 반려견은 59% 안팎으로 조사됐다.
퓨리나는 보고서를 통해 "국가별 개별 연구들을 합산한 결과, 완전히 통일된 통계로 내지는 못했으나, 북미·유럽·아시아 등에서 반려동물 비만율이 급증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비만율이 감소한 국가도 있었다. 미국 반려동물 비만 예방 협회(APO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반려견의 평균 비만율은 35%, 반려묘는 33%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대비 각각 22%p, 26%p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 수치는 수의사가 직접 측정한 결과가 아니라 반려인들의 응답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참여자의 수가 현격히 줄어든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비만은 고양이에서도 당뇨병이나 소화 장애 등 여러 만성질환 위험을 불러일으키고, 수명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8세 이상 비만 반려동물은 정상 체중 동물보다 사망 위험이 수 배로 높아진다고 한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을 활용한 반려동물 전용 비만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GLP-1은 위고비와 마운자로와 같은 비만 치료제에 사용된다. GLP-1은 위에서 음식 배출하는 속도를 늦춰 식욕을 조절토록 해 체중 감소를 돕는 효과가 있다.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7c48a78e5b6c92.jpg)
미국에서 GLP-1을 가장 활발하게 개발 중이다. 바이오텍 액스턴(Axtone Bioscience)과 프로릭스(Prolix Therapeutics)가 대표적이다. 액스턴은 주 1회 투여, 프로링크스는 월 1회 투약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액스턴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 'AKS-562c' 초기 임상 단계이며, 프로릭스는 아직 연구 실험군과 후보물질에 대해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AKS-562c의 경우 동물의 면역 반응에 맞춰 단백질 항체의 특정 부분에 결합해 체내에서 더 오래 효과를 낼 수 있게 설계됐다고 알려졌다. 임상은 11주간 과체중·비만 고양이 70마리를 대상으로 진행, 필요하면 총 140마리까지 확대될 수 있다.
miRNA(마이크로 리보핵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mi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 특정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의 활성화를 억제하거나 조절한다. 국내 넥스턴바이오는 자회사 로스비보를 통해 'RSV-1'을 개발 중이다. RSV-1 상용화 목표는 2년 이내이며, 반려동물용뿐 아니라 사람용으로도 병행 개발되고 있다.
넥스턴바이오 관계자는 "사람은 물론 고령화된 반려동물도 당뇨와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동물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해 사람의 질병 치료에도 기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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