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최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로도 배달시장의 2강 체제는 더 공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팡(쿠팡 탈퇴), 집단소송 움직임에도 1위 배달의민족을 제외한 배달앱들은 뚜렷한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39e3452fc9bb4.jpg)
22일 앱·결제 데이터 분석 기업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1~7일 쿠팡이츠의 주간 이용자 수는 798만1015명으로 한 달 전(775만1810명) 대비 3% 증가했다.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이용자 수가 오히려 늘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배달시장의 지각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반쿠팡 정서로 인한 쿠팡이츠 이탈 고객을 대체재인 경쟁앱이 흡수하는 그림을 예상한 것이다. 실제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알려진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쿠팡이츠를 탈퇴하겠다', '자영업자인데 쿠팡이츠 주문이 반토막났다' 등의 게시글이 여럿 올라오며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쿠팡이츠 이용자가 3% 늘어날 동안 1위 배민의 이용자는 9.52% 증가하면서 수혜를 봤지만, 쿠팡이츠보다 이용자 수가 적은 요기요(-2.34%), 땡겨요(-4.6%), 먹깨비(-6.4%) 등은 해당 기간 되레 역성장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배민, 쿠팡이츠 2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는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쇼핑·배송·콘텐츠·배달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쿠팡의 생태계와 독점적인 위치가 이용자 이탈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일시적으로 '탈팡'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쿠팡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플랫폼이 등장하지 않는 한 당분간 그 지위는 견고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소비자가 쿠팡 생태계에서 완전히 벗어날 결정을 하지 않는 한, 결국 쿠팡이츠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배민을 제외한 다른 배달앱들의 경쟁력이 대체재 역할을 하기 어려울 만큼 떨어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배달앱 이용자(2500명)의 55%가 2개 이상의 플랫폼을 쓰는 '멀티호밍'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적으로 말하면 일반적인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배달앱은 많아야 2개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더 장기적으로 사태의 흐름을 봐야겠지만, 수혜를 본다고 해도 배민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이츠를 사용하기 싫은 고객이 배민으로 갈아탈 순 있어도 굳이 제3의 앱을 이용할 유인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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