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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시대] "이젠 젠지의 유행템"⋯'코치'의 질주


올드한 이미지 벗고 '잇백' 부상⋯유럽 명품 대체템으로 인지도 확산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때 '엄마 가방'으로 불리며 트렌드에서 밀려났던 코치(Coach)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보수적인 이미지와 아울렛 중심의 저가 유통 구조를 과감히 탈피하며 '가성비 럭셔리' 대표주자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1일 코치의 모회사 태피스트리(Tapestry)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코치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7월 이후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매출 신장률은 21%에 달한다. 같은 기간 케이트 스페이드, 스튜어트 와이츠먼 등 그룹 내 타 브랜드 매출이 정체하거나 감소한 것과 상반된다.

국내에서도 '젠지(Gen Z)'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무신사와 성수동에서 팝업을 진행한 데 이어 더 현대에도 매장을 오픈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9월 17일까지 진행한 성수동 코치 팝업 대형 '태비' 가방 [사진=코치]
9월 17일까지 진행한 성수동 코치 팝업 대형 '태비' 가방 [사진=코치]

코치의 부활 배경에는 정교한 체질 개선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코치는 북미 아울렛 유통 비중이 높아 '할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된 상태였다. 과도한 로고 중심의 디자인 역시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을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코치는 유통 구조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품목 수를 줄이는 대신 핵심 라인에 화력을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태비(Tabby)'와 '브루클린(Brooklyn)' 라인이 대표적이다. 트렌드에 맞춰 로고 노출을 최소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전면에 내세운 이 제품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젠지 세대 사이에서 소유하고 싶은 '잇백'으로 등극했다.

디자이너가 수시로 바뀌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전략을 유지한 일관된 리더십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다른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할 때, 코치는 '합리적인 럭셔리' 포지션을 고수하며 가격 정책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을 흡수했다. 블룸버그는 "코치는 유럽식 럭셔리를 흉내 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독보적인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마케팅 방식의 변화도 눈에 띈다. 화려한 셀러브리티를 앞세운 과시형 캠페인 대신, 일상성과 진정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코치가 2022년부터 전개한 '진정한 나 자신이 될 용기(Courage to Be Real)' 캠페인은 젠지의 가치관과 맞닿으며 브랜드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시장의 시선도 달라졌다. 글로벌 패션 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하는 트렌드 지표 '리스트 인덱스'에서 코치는 지난해 말 5위에서 올 1분기 1위로 뛰어올랐다. 명실상부한 '대세'임을 입증한 셈이다.

코치는 앞으로도 '샤넬'이나 '에르메스'를 뒤쫓기보다 코치만의 독자적인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앤 크레부아세라 태피스트리 CEO는 최근 IR 발표에서 "태비 등 핵심 제품에 대한 젠지 고객의 강력한 수요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며 "앞으로도 아웃렛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인기 제품 중심의 정가 판매 전략을 고수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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