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아이가 원어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오길 잘했다 싶습니더. 아이가 수업 듣는 동안 저는 마사지 받고 쇼핑하며 간만에 '육아 퇴근' 즐겼어요."
방학을 앞둔 학부모들의 커뮤니티가 뜨겁다. 단순히 먹고 노는 패키지여행은 옛말이다. 이제는 여행지에 아이를 맡기면 영어 실력까지 ‘배송’해준다는 영어캠프 패키지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교육과 바캉스를 결합한 이른바 '에듀캉스' 시장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에듀캉스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983c4eaaee4c45.jpg)
20일 모두투어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내년 1월 사이 출발하는 괌·세부 지역 어학연수 및 체험형 상품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46% 급증했다. 과거 방학 여행이 명소를 둘러보는 관광 위주였다면, 이제는 영어 실력 향상이라는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품으로 학부모들의 선택 기준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영어캠프 중에서도 가성비로 꼽히는 필리핀 세부 지역이 대세다. 세부 ESL 어학원 체험 상품의 경우, 검증된 현지 어학원에서 레벨 테스트를 거친 뒤 1대 1 수업과 그룹 수업을 병행한다. 교과서에 갇힌 영어가 아니라 현지인과 직접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입을 틔우는 방식이다.
아이가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에 집중하는 동안, 동행한 부모는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셀링 포인트다. 부모에게는 진정한 휴식을, 아이에게는 학습 기회를 제공하며 양쪽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킨 셈이다.
전통적 강자인 영미권 국가의 영어캠프는 출시될 때마다 '솔드아웃' 행렬이다. 하나투어가 여름방학에 선보였던 '미국 동부 뉴저지 3주', '호주 멜버른 3주' 등의 상품은 예약 개시 직후 매진됐다. 소노아임레디가 올겨울 진행하는 미국 LA와 버지니아, 샌디에이고 캠프 역시 문의가 빗발치며 마감을 앞두고 있다. 영어의 본고장인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뉴질랜드까지 선택지가 넓어진 점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고물가와 고환율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지갑을 여는 교육열이 여행업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교원투어는 올겨울 영어캠프 지역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싱가포르, 필리핀까지 확대해 출시했다. 특히 우주과학을 체험하며 원어민과 대화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흐름은 호텔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롯데호텔 괌은 투숙객 자녀가 현지인과 영어로 소통하며 배우는 '키즈 영어 클래스'를 무료로 운영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PIC 사이판 역시 내년 봄까지 '키즈 잉글리시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휴양지 호텔을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선 '교육의 장'으로 확장시켰다.
업계에서는 '에듀캉스'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정착된 여행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부모는 자녀의 성취와 본인의 휴식을 동시에 챙길 수 있고, 여행사는 체류 기간이 길고 객단가가 높은 우량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윈윈(Win-Win)' 상품이기 때문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영어캠프에 대한 문의와 관심이 눈에 띄게 늘어 상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교육을 결합한 형태의 여행 상품 출시를 전략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