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충북 충주시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하는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라바랜드는 시에 납부할 수익금을 내지 않고 철수했고, 고구려천문과학관은 시가 지급한 위탁운영비를 부정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유영기 충주시의원은 18일 시의회 자유발언에서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라바랜드 수탁사가 수익배분금으로 약 11억원을 가져가면서 시에 정산해야 할 돈은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라바랜드는 충주시 칠금동 탄금공원에 위치한 어린이 테마파크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사업비 약 84억원이 투입된 충주시 소유 시설이다.
A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재위탁을 거쳐 10년간 위탁 운영됐다.
유 의원에 따르면 라바랜드 수익 배분 구조는 충주시 60%, 수탁사 40%다. 2016년부터 2025년 9월까지 누적 이용객 수는 약 91만명으로, 약 97억원의 총수입을 거뒀다.
이 중 인건비와 캐릭터 사용료 등 운영 경비를 제외하고 정산된 금액은 수탁사 약 11억원, 충주시 약 20억원이다.
충주시가 투입한 금액을 고려하면 단지 라바 캐릭터 사용권만 제공한 수탁사 이익이 과도하다는 게 유 의원 판단이다.
장기 체납 문제도 지적됐다.
유영기 의원은 “수탁사는 충주시 몫의 수익금 정산을 이행하지 않고 누적 체납액은 약 4억원이 넘는다”면서 “무려 2년 9개월간 체납이 지속되는 동안 집행부 대응은 지나치게 뒤늦고 안일하다”고 말했다.
충주시가 체납 2년이 지난 2025년 3월, 카드 단말기를 압류해 강제징수에 착수했지만 수탁사는 별도 법인 명의의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영업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시는 체납 발생 30개월 째인 지난 9월, 2025년 2회 추경예산안에 총 사업비 약 16억원 규모의 라바랜드 리모델링 공사비 중 5억원을 반영했다가 유 의원이 문제를 지적하고 상임위원회가 전액 삭감하기도 했다.
유영기 충주시의원은 “일련의 일들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정”이라며 “라바랜드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위수탁 사업의 전면적인 점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바랜드는 지난 11월 30일부로 운영을 종료했다. 수탁사는 12월 계약 종료 전 철수했다.

같은당 이두원 의원은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과 관련해 충주시의 부실행정을 질타했다.
이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확인한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의 운영 실태는 ‘부실’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며 “위탁운영비 정산에서 가장 기본이 돼야 할 숫자조차 맞지 않았는데 최소한의 회계 투명성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근무하지 않았던 인원의 이름을 직원 명단에 올려 급여가 지급됐다는 유령 직원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다른 위탁 운영 시설들에서도 유사한 문제들이 함께 확인됐다”면서 “충주시는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위탁 운영 전반을 즉각 감사하고 수탁기관에 수년간 부실 정산을 승인해 온 관리·감독과정이 적정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충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