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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응급 인력난에 또 놓친 골든타임…“정부, 필수의료 대책 시급”


감기 치료 중 주사 맞은 초등생 의식불명
대학병원 등 12곳 배후진료 애로 ‘수용 거절’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 사하구 장림동의 한 소아과에서 감기 증상으로 치료받던 초등학생이 주사제 투여 직후 의식을 잃었으나 인근 병원들의 연속된 수용 불가로 전원 과정이 지연된 사실이 확인됐다. 환아는 결국 의식불명 상태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 학생은 지난 15일 오전 10시쯤 해당 소아과에서 덱사메타손·페니라민·암브록솔 주사 수액 치료 중 의식 저하 증상이 발생했다.

의료진은 곧바로 119를 통해 인근 대학병원 4곳을 포함한 13개 병원에 수용 요청을 전달했으나 소아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 사유로 수용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병원 전경. [사진=온병원]

119 구급대는 수용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은 부산진구 온병원 응급센터로 이동했고, 이송 중 서구 구덕터널 인근에서 환자의 상태가 악화해 의식 저하가 심화됐다. 환아는 오전 10시53분쯤 응급센터 도착 직전 심정지 상태에 놓였으며 의료진은 에피네프린 투여와 기관 삽관 등 처치를 통해 오전 11시4분 자발순환을 회복시켰다.

응급 처치를 담당한 오무영 온병원 센터장은 페니라민에 따른 아나필락시스 발생 가능성을 추정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약물·음식·조영제 등의 노출 후 호흡곤란, 혈압 저하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 통계에서 항히스타민제 관련 아나필락시스는 인구 10만명당 연간 10건 내외로 보고됐다.

현재 환아는 보호자 요청에 따라 인근 백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며, 의식 회복은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약물 부작용의 희귀성 여부와 별개로, 응급 상황에서 소아 환자를 즉시 수용할 병상을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 드러난 사례라고 지적한다.

의료계에서는 소아응급 의료 인력과 병상 확보 체계가 지속적으로 제한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해 왔으며, 이번 사례가 해당 구조적 문제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근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 회장은 “응급상황에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건 사회적 재난”이라며 “정부가 필수의료 인력 확충과 소아응급전담센터 확대 대책을 시급히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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