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인공지능(AI) 경쟁의 중심이 알고리즘이나 모델 성능을 넘어, 전력·냉각·네트워크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GPU 26만 장 확보 계획을 뒷받침하려면 초대형 전력과 냉각 설비를 갖춘 AI 데이터센터를 보다 신속하게 대규모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데이터·클라우드 진흥주간'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886afb7a5d0b9.jpg)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데이터·클라우드 진흥주간' 기조강연에서 “AI 경쟁은 모델 성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과 냉각,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 경쟁”이라며 “정부가 목표로 하는 GPU 26만 장을 수용하려면 40메가와트(MW)급 데이터센터가 30곳 이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15년 145메가와트에서 현재 약 1.3기가와트(GW)로 10년 만에 10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GPU 확보 목표를 달성하려면 향후 5년간 전력 용량을 26기가와트(GW)급까지 약 20배 가량 확대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도 이 흐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단순 저장소에서 'AI 생산공장'으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데이터·클라우드 진흥주간'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eb6efbd1fae1d.jpg)
AI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데이터센터가 CPU 중심의 범용 인프라를 저장·운영하는 공간이었다면,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GPU 연산을 통해 AI 모델을 학습·추론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를 ‘AI 팩토리(AI Factory)’로 바라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메타가 지난 7월 발표한 천막형 데이터센터 사례를 언급하며 AI데이터센터 구축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는 데이터센터 건물을 콘크리트로 짓는 데 3년이 걸렸지만, AI 경쟁에서 3년은 너무 긴 시간"이라며 "메타는 사막에 천막을 치고 UPS 등 필수 설비만 설치해 몇 개월 만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구조 역시 빠르게 전환 중이다. CPU 중심에서 GPU 중심으로, 공랭식에서 수랭·액침 냉각 방식으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고성능 GPU 서버는 기존 서버보다 발열이 크게 증가해 일부 환경에서는 70~8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40MW급 데이터센터 한 곳에서 하루 2천 톤의 냉각수가 필요하다”며 “수냉식 환경에서는 GPU 온도를 35도 이하로 유지해 안정성과 수명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GPU 클러스터 운영 경험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실제 NHN클라우드가 내년 상반기 가동 예정인 국내 GPU 4000장 클러스터는 글로벌에서도 흔치 않은 규모다.
김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은 1만 장 단위로 하나의 클러스터를 묶어서 운영하고 있고, 미국을 제외하면 이런 규모를 실제로 운영해본 국가는 거의 없다"고 부연했다.
AI 인프라 경쟁에서 GPU 수급 방식도 중요한 변수다. 김 대표는 "신규 GPU는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출시되지만, 주문부터 납품까지는 22주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린다”며 "기업이나 기관이 GPU를 직접 구매하기보다 클라우드를 통해 최신 GPU를 활용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 데이터센터 입지 요건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 충분한 냉각수 공급, 지리적 안정성,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 정부의 제도·정책 지원을 꼽았다. 수도권의 전력·입지 한계로 인해 지방 분산형 AI 데이터센터 논의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한국은 통신 인프라와 클라우드 운영 역량에서 강점을 가진 나라”라며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가 결합된 인프라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글로벌 AI 경쟁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클라우드 민관 협력체계 '팀 코리아' 구축"
정부 역시 데이터와 클라우드를 AI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보고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개막식 환영사에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모두가 주연 배우인 AI에 주목할 때, 데이터와 클라우드라는 조연을 함께 챙겨야 성공적인 AI 혁신이 가능하다”며 “AI, 데이터, 클라우드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국가 경쟁력이 된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데이터·클라우드 진흥주간을 계기로 민·관이 ‘팀 코리아’로 협력해 AI 3대 강국 도약을 뒷받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정부는 국가 AI 전략위원회와 범부처 협력 체계를 중심으로 데이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해 나가겠다”며 “AI 기본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토대를 착실히 구축하겠다”고 했다.
올해 처음으로 데이터·클라우드 통합으로 열리는 진흥주간은 AI의 핵심 기반인 '데이터'와 이를 구동하는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 역량을 결집하고 국내 데이터·클라우드 산업 간의 상호교류 및 정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한국데이터산업협회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등 데이터와 클라우드 분야를 대표하는 7개 유관기관이 '데이터·클라우드 기반 AI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데이터·클라우드 진흥주간' 개막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e215cc549c3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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