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고든램지 버거'가 급식으로 나오는 시대가 됐다. 고물가로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구내식당에 대한 수요가 늘자 급식업계는 타 브랜드와 협업하며 이색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고객 만족도가 재계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구내식당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2025 직장인 점심·구내식당 인식 조사'(전국 만 19~59세 직장인 1000명 대상)에 따르면, 직장인 90.1%가 '직장 내 구내식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직장인 80.3%는 '고물가로 인해 구내식당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78.9%는 '구내식당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품질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응답자의 66.3%는 '맛과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구내식당은 있으나 마나'라고 답했으며, 72.2%는 '구내식당 음식 품질이 직원의 행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주요 급식업체들은 월 1~2회 단체급식사업장에서 특식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장에 따라 매주 특식이 제공되는 곳도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업계 최초로 글로벌 맛집과 협업한 메뉴를 구내식당에 제공했다. 영국의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를 비롯해 중국의 '하이디라오', 일본의 '이치란', 싱가포르의 '송파바쿠테' 등이 대표적이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규 메뉴로 편성한 사례도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성수동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버거 레스토랑 '르프리크'와 협업한 '월드고메버거' 8종을 일부 사업장에서 상시 제공하고 있다.
아워홈은 사내식당에서 다양한 외식 브랜드와 협업 메뉴를 선보이는 '플렉스테이블'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만족오향족발'과 협업한 만족오향족발 정식, 태국 음식 전문점 '콘타이'와 함께한 돼지등뼈쌀국수 세트 등이 대표 사례다. 약 40개 외식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글로벌 CEO 치맥 회동으로 화제를 모은 깐부치킨의 'AI 깐부 세트'를 오는 24일까지 전국 110여 곳의 단체급식 사업장에 제공한다. 기존 깐부치킨 매장에 판매 중인 메뉴를 단체급식 1인분에 맞게 재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식은 매일 같은 공간에서 식사하다 보니 재료가 조금만 겹쳐도 메뉴가 중복된다고 느끼기 쉽다"며 "다양한 메뉴를 원하는 고객에 맞춰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메뉴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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