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 시대 '나 홀로 하락'…침체된 게임株 탈출구는?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올해 국내 증시가 '코스피 4000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게임주(株)만 유독 부진을 겪고 있다. 주요 게임사 대부분이 지난해 대비 주가 하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장기 침체 극복을 위한 신작 IP 발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주를 종합한 'KRX 게임 TOP 10' 지수는 지난해 12월 17일(691.59)부터 전날(15일, 620.49)까지 약 10.22% 하락했다. 1년간 10% 넘게 하락한 상황으로, 한국거래소 KRX 전체 지수 40종 중 유일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KRX 게임 TOP10에는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시프트업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들어가 있다. 게임 대장주로 꼽히는 크래프톤 은 지난해 34만원대 주가에서 올해 24만원대까지 3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으며, 넷마블과 엔씨는 각각 11%, 4%가량 떨어졌다. 카카오게임즈도 1년 새 주가가 20% 하락했다. 올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70%, 30% 상승한 반면 증시에서만큼은 게임업계가 국내 업종 중 유일한 침체기를 겪었다.

올해 게임주의 '나 홀로 하락' 배경에는 신작 개발이나 출시 성과의 부진, 콘텐츠 소비 형태의 변화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도 2021년(8조 1000억원) 대비 하락한 약 7조 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숏폼 중심으로 재편돼 게임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게임사들의 성장세 역시 국내 게임사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게임주 모멘텀 회복을 위해 신작 IP 발굴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마비노기 모바일', '퍼스트 버서커: 카잔', '아크 레이더스' 등 신작 흥행에 성공한 넥슨은 최근 일본 시총 29조원을 돌파했으며 'P의 거짓: 서곡', '브라운더스트2'가 성공한 네오위즈 역시 주가가 반등했다. 지난 8월 일본에 서브컬처 게임 '어비스디아'를 출시한 NHN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주가가 1만원 후반대에서 3만원대 초반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내년 △붉은사막(펄어비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넷마블) △아이온2 글로벌 △신더시티(이상 엔씨) 등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게임주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의 게임주 전략은 중단기적 신작 트레이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요 신작들이 시장 기대치를 넘는 성과를 기록한다면 게임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게임사들의 자체 플랫폼 강화 등 수익 다변화 전략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효지 연구원은 "구글–에픽게임즈 소송이 마무리되면서 외부 결제가 허용되고 인앱 결제 수수료 인하 흐름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게임사들이 내년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을 확대하면 지급 수수료 절감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급변하는 게임산업 트렌드를 예견할 순 없지만, 국내 게임업계의 시장 대응 역량은 아직 충분하다고 본다"며 "중국 판호 개방, K-컬처의 성장세 등 대외 여건도 좋아지고 있어 신작 성공이 뒷받침해준다면 실적 반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