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새 판' 롯데 유통군⋯수장들의 어깨 무거워진다


백화점 정현석·마트 차우철·이커머스 추대식 각각 내정
4년 만에 전원 '롯데맨' 등용⋯체질 개선 중책 떠안아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롯데그룹이 유통군 수장을 전면 물갈이하는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선 가운데, 이들 대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순히 인력 재배치를 넘어 유통사업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공통적으로 젊고 잔뼈가 굵은 '롯데맨'이 수장 자리에 올랐는데, 사업별로 상황이 녹록지 않아 중단기적 과제가 산적했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이 2026년 임원인사에서 유통군 수장들을 전원 교체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

1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 20명을 교체했다.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한 계열사들이 포함됐는데, 유통군은 전원 물갈이됐다. 기존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 부회장부터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박익진 롯데온 대표까지 줄줄이 물러났다.

눈에 띄는 점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백화점, 마트·슈퍼, 이커머스 등 핵심 3개 사업 부문 수장 자리에 모두 내부 인재가 등용됐다는 점이다. 공통적으로 과거 위기 상황에서 성과를 냈던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간 연이은 외부 영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했으나 사업별로 부진한 성과를 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통 롯데맨' 정현석 대표가 그리는 백화점 부문 미래는

롯데그룹이 2026년 임원인사에서 유통군 수장들을 전원 교체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
정현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롯데]

먼저 롯데백화점 대표에는 정현석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연소 롯데백화점 대표다. 1975년생인 정 부사장은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정통 롯데맨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영등포점 등을 거치고 롯데백화점 고객전략팀장, 롯데마트 디지털파크 기획팀장, 롯데백화점 잠실점 영업총괄팀장 등을 역임했다. 리테일 분야의 고른 전문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그는 유니클로 부활에 주역으로 꼽힌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유니클로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노재팬 불매운동 직격탄 속에서도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다는 시각이다. 에프알엘코리아 회계연도 보고서 2021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매출은 5824억원이었으나 정 대표 체제 돌입 후 2024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1조원까지 끌어올렸다.

정 신임 대표의 주요 과제는 핵심 상권 점포 재배치가 꼽힌다. 롯데백화점은 수년 전부터 자산가치 제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저효율 점포 구조조정에 나섰다. 2028년까지 지방 중소 백화점과 도심형 아울렛 대상 등 포트폴리오 정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도 관건이다. 타임빌라스 1호점 수원점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 상권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체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시선이 있다. 소비 패턴 변화 속 복합쇼핑몰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성과로 직결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리아 부활 이끈 차우철 대표, 롯데마트도 살릴까

롯데그룹이 2026년 임원인사에서 유통군 수장들을 전원 교체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 겸 롯데쇼핑 슈퍼사업부 대표 사장. [사진=롯데]

롯데마트·슈퍼의 새 수장 자리에는 롯데GRS를 이끌던 1968년생 차우철 사장이 옮겨왔다. 차 신임 대표는 1992년 롯데제과로 입사 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감사담당,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으로 역할을 해온 롯데맨이다.

차 사장이 유통 현장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롯데마트·슈퍼 대표로 선임된 건 롯데GRS에서 이뤄낸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2020년 말 롯데GRS 신임 대표로 선임된 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저효율 매장을 폐점하고, 신사업 확대에 집중했는데,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GRS의 매출액은 2022년 7815억원에서 2024년 9954억원까지 뛰었다.

롯데마트·슈퍼도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커머스 성장, 내수 부진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롯데쇼핑이 약 1조원을 투자해 준비해 오카도 기반의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안착과도 맞물려 있다. 소비자들이 오카도 서비스를 체감할 '롯데마트 제타'를 내놓았으나 뚜렷한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해외 사업 확대도 차 대표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롯데마트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K푸드를 중심으로 시장 내 입지를 높여가고 있다. 국내외에서 장·단기적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빠른 성과가 요구된다.

롯데온 지휘봉 잡은 추대식 대표…적자 탈출 가능할까

롯데그룹이 2026년 임원인사에서 유통군 수장들을 전원 교체했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
추대식 롯데e커머스 대표이사 전무. [사진=롯데]

이커머스 사업인 롯데온을 총괄하게 된 1972년생 추대식 전무 역시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등용됐다. 롯데로 입사하지는 않았으나 2010년부터 롯데백화점에서 근무했고, 2017년 이커머스 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 수립을 추진했다.

추 신임 대표의 향후 과제는 단연 적자 탈출이다. 그간 롯데온은 외부 영입으로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뚜렷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다. 적자 폭은 줄어들고는 있으나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에 온·오프라인 연계 방안과 차별화 전략을 중심으로 트래픽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 유통군 인사는 순혈인 50대 리더를 앞세웠다는 점이 두드러진다"며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사업별로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새 판' 롯데 유통군⋯수장들의 어깨 무거워진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