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파이(DeFi)를 조금이라도 경험해 본 이용자라면 Aave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이더리움 기반 대출 프로토콜의 대표 주자인 Aave를 둘러싸고 최근 심상치 않은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인 Aave DAO와 실제 개발을 담당해 온 Aave Labs가 연간 최대 약 150억원에 달할 수 있는 수수료 귀속 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익 배분 논쟁을 넘어, DAO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Aave 프로토콜이 탈중앙화 거래소 애그리게이터 CoW Swap과 통합되면서다.
![이더리움 기반 대출 프로토콜의 대표 주자인 Aave를 둘러싸고 최근 심상치 않은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https://image.inews24.com/v1/48dcb48f17ac70.jpg)
익명의 Aave DAO 멤버 EzR3aL은 CoW Swap을 통해 발생한 암호화폐 스왑 수수료가 Aave DAO의 트레저리 주소가 아닌, Aave Labs가 관리하는 개인 주소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이 수수료 구조가 DAO의 명확한 사전 동의 없이 결정됐으며, 주당 최소 20만 달러, 연간으로는 약 100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이 공개되면서 커뮤니티의 반발이 거세졌다.
EzR3aL은 해당 수익이 프로토콜에서 발생한 만큼 DAO 전체의 자산으로 귀속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ave Labs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Aave Labs 측은 Aave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 같은 프론트엔드 영역은 오래전부터 자신들이 관리해 온 부분이며, DAO의 권한은 이자율 정책이나 스마트 컨트랙트 변경 등 프로토콜 핵심 로직에 한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CoW Swap 통합에 필요한 어댑터 코드 역시 Aave Labs가 자체적으로 개발 비용을 부담해 제작한 만큼, 해당 통합으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오히려 DAO 내부의 반발을 키웠다. 다수의 DAO 멤버들은 어댑터 기술의 초기 개발 자금이 Aave DAO에서 나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통합 수익 역시 DAO에 귀속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이더리움 기반 대출 프로토콜의 대표 주자인 Aave를 둘러싸고 최근 심상치 않은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https://image.inews24.com/v1/f07038f9505f64.jpg)
Aave 거버넌스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Aave-Chan Initiative의 설립자 Marc Zeller는 Aave Labs가 수수료를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Aave Labs가 자사 수익 극대화를 위해 Aave 사용자들의 거래 볼륨을 경쟁 서비스로 유도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번 사태는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DAO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보여준다. 누가 개발 비용을 부담했는지, 프로토콜에서 발생한 수익은 어디까지가 DAO의 몫인지, 그리고 이러한 중요한 결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갈등은 불가피하다.
특히 핵심 개발사가 프로토콜의 성장과 수익 구조에 깊숙이 관여하는 상황에서는 탈중앙화라는 이상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이라는 현실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
연간 수백억원 규모로 확대될 수 있는 이해관계가 걸린 만큼, Aave DAO와 Aave Labs 간의 입장 차이가 단기간에 좁혀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논쟁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Aave 사례가 향후 다른 DAO들에게도 거버넌스 설계와 수익 배분 구조에 대한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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