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고려아연이 미국 남동부에 약 10조원 규모의 전략광물 제련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번 사업에는 미국 정부와 방산·전략기업들이 약 2조원을 직접 투자해 참여할 예정으로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통제에 대응하려는 미국 측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1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를 의결할 예정이다. 제련소는 고려아연과 미국 측이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추진하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총투자금은 JV가 현지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조달된다. 미국 국방부와 상무부, 방산 전략기업들이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 제련소는 안티모니, 게르마늄 등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생산해온 주요 전략광물을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울산 온산제련소처럼 습식·건식 공정을 결합한 통합 제련 방식을 적용해 핵심광물과 첨단산업 소재의 안정적 공급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입지는 미국 측과 60여 곳을 후보로 검토한 끝에 남동부 지역 주요 도시로 잠정 결정됐다. 이 지역은 제련에 필수적인 용수와 전력 확보가 용이한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해당 내용을 최근 사외이사와 정부 측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는 지난 8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 방미했을 당시 발표한 전략광물 협력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를 체결하고, 국내에 약 1400억원을 투자해 게르마늄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의 직접 투자 참여는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국방부가 주주로 참여할 경우 고려아연은 미국의 안보 자산 성격을 띠게 돼 M&A 부담이 커지고 전략광물 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최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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