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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인욱 WPC 센터장 "해상풍력 통합 관제 필요 갈수록 커져"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첫 풍력 관제센터 'WPC' 제주에 구축
"WPC 통해 데이터 축적…내년 6월 발전량 예측 AI 구축"
"터빈 진동 데이터 분석해 해상풍력 발전 고장 사전 예측"
"WPC 들어선 후 해상풍력 작업자 업무능률 20% 늘어"

[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해상풍력은 설치보다 운영이 더 어려운 산업이다. 바다 위에서 돌아가는 터빈은 고장 한 번에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고, 이상 징후를 놓치면 사고로 직결된다. 최근 해상풍력 확대 기조 속에서 발전기 자체만큼이나 안정적 운영을 책임지는 관제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제주는 국내 해상풍력 운영 기술의 시험장이 되고 있다. 거센 바람과 높은 염분,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조건은 설비에 가혹한 환경이지만, 동시에 기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해상풍력의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측이 가능한 운영 체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최인욱 두산윈드파워센터(WPC) 센터장이 있다. 전국 해상풍력 단지를 24시간 들여다보는 이 관제센터의 총 책임자인 그는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고장 예방과 운영 효율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다.

다음은 최인욱 두산윈드파워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최인욱 두산윈드파워(WPC) 센터장이 지난 10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얼 기자]
최인욱 두산윈드파워(WPC) 센터장이 지난 10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얼 기자]

– 두산윈드파워센터(WPC)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린다.

"통합센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전국에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한 곳에서 통합 관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실시간으로 단지를 원격 관리하며 모니터링과 제어를 수행하는 한편, 애플리케이션과 AI 분석 모듈 개발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전반적인 개발 과정을 총괄한다. 또 이곳에 집적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사는 물론 내부 설계·운영 부서가 데이터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분석 자료와 보고서를 제공하는 허브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두산윈드파워센터는 해상풍력 통합 관제체계로는 국내 최초로 알려져 있다. 이번 센터 구축이 에너지 업계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국내에서의 의미를 보면 해외 기업들이 터빈 판매와 함께 장기 유지·보수는 물론 원격 통합 관제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처럼 국내 기업 역시 이러한 기술 역량을 자체적으로 갖췄다는 점이 크다. 특히 해상풍력으로 갈수록 기자재 업체가 원격 관제를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요가 기본 전제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술과 체계를 국내에서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설치된 터빈 수가 적어 별도의 관제센터를 운영할 필요성이 크지 않았지만 현재 관제 대상이 80기 수준까지 늘어나면서 개별 엔지니어가 분산된 환경에서 대응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생겼고 이에 따라 전문 인력을 한곳에 모아 체계적인 관제와 시스템 개발을 수행하는 센터 구축이 필요해졌다."

–국내 많은 지역 중 제주도를 통합 관제 센터 입지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략적 판단의 결과였다. 단순히 관제 대상 기기 수가 많아서라기보다는 당시 제주도가 '카본 프리 아일랜드'로 재생에너지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던 점이 결정적이었다. 국내 최초 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이 제주에 조성돼 있고 필요할 경우 원격 관제뿐 아니라 현장에도 신속히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됐다. 여기에 관제센터와 실제 해상풍력 단지를 함께 보여줄 수 있는 홍보적 효과까지 감안하면 제주도가 통합 관제센터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이다."

최인욱 두산윈드파워(WPC) 센터장이 지난 10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얼 기자]
최인욱 두산윈드파워(WPC) 센터장이 지난 10일 제주시 오라동 두산윈드파워센터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얼 기자]

–센터 통합관제의 핵심 기능은 무엇인가?

"핵심 기능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풍력발전기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원격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 네트워크를 통해 운전·상태 데이터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축적해 엔지니어가 직접 분석하거나, 향후 분석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쌓인 데이터를 토대로 이상 징후를 예측·진단하는 AI 모듈을 자체 개발해, 실시간 판단과 선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무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해상 풍력 발전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나?

"현재 개발·운영 중인 주요 AI 기능은 세 갈래로 나뉜다. 우선 터빈의 진동 데이터를 분석해 진동 추이와 패턴을 바탕으로 고장 가능성과 위험 수준을 예측하는 진동 진단 모듈이 있다. 여기에 컨버터와 발전기 등 주요 부품별 운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기능도 운영 중이다. 더 나아가 내년 6월 완성을 목표로 발전량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간헐성을 완화하기 위해 추진되는 실시간 입찰 시장(VPP)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설비 상태 예측은 물론 향후 풍황까지 함께 고려해 보다 정밀한 발전량 예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센터 설계 단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기술적 요소는?

"센터 구축 과정에서 가장 먼저 집중한 것은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 조성이었다.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실시간 관제와 데이터 분석, 제어 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네트워크 안정화가 이뤄진 상태로, 한전KDN 등 정부 기관과 협력해 신재생에너지 관제 체계에 필요한 보안 강화 방안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다음 과제는 엔지니어 역량 고도화로, 기존에 현장 엔지니어가 모니터링과 분석을 병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분석과 현장 운영을 분리한 만큼 각 역할에 맞는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내부 인력과 고객사가 보다 직관적으로 성과와 설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웹과 모바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으로, 이 세 가지가 센터 구축의 핵심 과제로 정리된다."

두산윈드파워센터(WPC) 전경

–WPC 가동으로 가동률이나 연간 발전량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나?

"아직 관제센터 구축 전후의 효과를 수치로 명확하게 산정하지는 못했지만, 업무 효율 측면에서는 체감되는 개선이 분명하다. 현장 환경 변화 등 변수가 많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사전 정비 지시를 통해 정비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이면서 전체 업무 효율이 약 20%가량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장 엔지니어가 출근 후 준비에 매달리기보다 실제 정비 작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데 따른 것으로 고장 조치 속도가 빨라지면서 설비 이용률과 가동률 개선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발전량 증가 효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려면 발전량 예측 모델이 고도화돼 사전 정비 시점과 성과를 함께 분석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런 단계까지 도달하면 보다 명확한 성과 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최근 2035년까지 해상풍력 보급을 25GW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는 등 실제 해상풍력은 확대되고 있는데 이와 맞물려 센터의 기능은 어떻게 확장될 예정인가?

"해상풍력 확대 국면에서 두산의 원격 관제센터는 발전 설비의 안정적 운영을 뒷받침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두산 기종에 한해 적용되지만, 해상풍력은 작은 고장 하나만으로도 접근이 어려워 장기간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사전 예측과 선제 대응의 중요성이 크다. 관제센터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장 가능성을 미리 포착하고, 발전량 예측을 바탕으로 최적의 정비 시점을 제시해 운영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풍황 변동성이 큰 해상풍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설비 가동 안정성을 높여 해상풍력 확대 과정에서 필수적인 운영 기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제주=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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