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축인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이슈가 장기 국면에 접어드는 흐름이다.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으로 성장해 온 플랫폼 산업이 데이터 관리와 신뢰라는 보다 근본적인 과제와 마주하면서 경쟁의 기준 역시 달라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사안의 발생 자체보다 이를 관리·통제하고 있는 플랫폼과 관련 기관의 대응 역량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 쿠팡 차량 차고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7137cf31e58609.jpg)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개인정보 관련 이슈 이후 내부 보안 체계 전반을 점검하며 후속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대규모 이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해 시스템 안정성과 접근 통제, 관리 절차 전반을 재검토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사안이 단기간에 마무리되지는 않고 있지만 관련 절차에 따라 점검과 개선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쿠팡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반복적으로 사용자 공지문을 발송하며 개인정보 유출 사실과 향후 예방 조치를 안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지적받은 '노출'이라는 표현을 '유출'로 정정한 후 재공지했다. 개보위는 정확한 정보 제공과 함께 피해 예방 안내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며 제출된 조치 결과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거래 규모와 이용자 수 모두 최상위권에 속하는 플랫폼이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물류 경쟁력과 서비스 확장은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방식을 바꿔 왔으며 다양한 영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이와 함께 회원 정보와 거래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데이터 관리에 대한 책임 역시 커져 왔다.
이번 이슈는 쿠팡 단일 기업을 넘어 국내 유통 플랫폼 산업 전반의 구조를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온라인 소비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다수의 소비자가 일상적인 거래를 소수 대형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관리 수준은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공통의 전제가 되고 있다.
![서울 시내 쿠팡 차량 차고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975b6816273b6.jpg)
'속도' 경쟁에서 '관리'로 쏠리는 눈
그동안 이커머스 시장은 배송 속도와 가격 경쟁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소비자와 시장의 시선은 플랫폼의 안정성과 관리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관리는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슈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시스템과 대응 수준이 그대로 평가 대상이 된다.
정책 환경 역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개보위를 비롯한 정부 기관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플랫폼 기업의 내부 통제와 관리 책임을 점검하는 움직임을 강화해 왔다. 관련 법·제도상 기업의 정보보호 의무가 명시돼 있는 만큼 이번 쿠팡 사태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데이터 보호 체계를 보다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시장에서는 쿠팡의 대응 과정 자체를 하나의 기준 사례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플랫폼 규모가 클수록 사안의 파급력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고 재발 방지 체계를 구축하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이슈를 계기로 유통 플랫폼 시장에서는 경쟁의 무게 중심이 다시 한 번 이동하고 있다. 가격과 배송을 넘어 데이터 보호와 관리 역량이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쿠팡을 포함한 주요 플랫폼들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구도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플랫폼은 사고 자체보다 이후 관리 체계를 어떻게 정비하느냐가 더 중요하게 평가된다"라며 "이번 사안이 쿠팡의 내부 통제와 데이터 관리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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