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커머스 업체들이 틈새 공략에 나선 가운데, SSG닷컴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이마트'를 자처하면서 체제 정비에 본격 돌입한 데 이어 신규 멤버십까지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창립 이후 계속된 적자 속에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SSG닷컴이 존재감을 키우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오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SSG닷컴에 따르면 이 회사가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신규 유료 멤버십 '쓱세븐클럽' 사전 알림 고객이 신청 이틀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 최고 수준인 결제 금액의 7% 적립을 내걸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제휴한 점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보인다. 적립 포인트는 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SSG닷컴 신규 멤버십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건 최근 쿠팡 사태와 무관치 않다. 회사는 당초 내년 1월 출시 직전에 멤버십의 주요 골자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탈팡 수요를 잡기 위해 움직임을 서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SSG닷컴은 몇 안 되는 새벽배송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쓱 새벽배송'은 신선·가공식품부터 생필품까지 주소지에 따라 밤 10~11시까지 주문하면 아침 7시까지 배송되는 서비스다. 수도권, 충청권(대전·세종·청주·천안·아산), 전국 광역시 및 특례시(부산·대구·광주·울산·전북·창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오는 19일까지는 새벽배송 무료 기준을 기존 4만원 이상 구매에서 2만원으로 낮추는 행사도 연다.

SSG닷컴은 쿠팡,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11번가 등 경쟁 이커머스와 비교하면 절대적인 일간 이용자 수(DAU)는 적지만, 최근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SSG닷컴 DAU는 지난 6일 41만여명에서 7일 45만여명, 8일 48만여명으로 늘었다.
신규 멤버십 공개와 쿠팡 사태에 따른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관심 끌기에는 성공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SSG닷컴 내부에서도 이번이 반등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쿠팡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작은 틈조차 없던 이커머스 생태계에 일부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관건은 신규 멤버십 가격이다. SSG닷컴은 OTT를 결합한 유료 멤버십 시장에 뛰어들어 비슷한 구조의 경쟁 플랫폼에 직접적인 대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후발주자로서 경쟁력 있는 구독료가 책정돼야 소비자들의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구독료(월 2500원·연회비 3만원)에서 인상되더라도 쿠팡의 와우 멤버십(7890원)보다 저렴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마트와의 시너지를 얼마나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SSG닷컴은 이마트와 통합 매입, 공동 프로모션 등 협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정체성이 온라인 이마트라는 점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이마트가 보유한 소싱력과 물류 인프라를 온라인에 그대로 구현해 SSG닷컴의 핵심 경쟁력으로 배치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SSG닷컴 배송 서비스인 쓱 주간배송은 전국 100여개 이마트 점포 후방 공간 PP(Picking&Packing) 센터를 거점으로 한다. 지난 9월 선보인 퀵커머스 서비스 '바로퀵'도 이마트 점포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이 같은 구조 덕분에 신선·가공식품, 이마트 PL(Private Label), 즉석조리식품까지 다양한 구색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상황을 보면 SSG닷컴의 최근 브랜딩은 향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일단 반등에 성공하는 게 주요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쿠팡 사태 등 시기적으로 기회가 찾아온 만큼 지속적인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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