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맞춤형 반도체(ASIC) 설계기업 브로드컴이 올해 회계년도 4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시장외 약 4% 하락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이 급증했음에도 경영진이 AI 사업의 마진 구조를 언급하면서 수익성 우려가 재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탄 혹 엥 브로드컴 회장[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61560f3f6bc215.jpg)

인공지능 반도체 매출 74% 증가
브로드컴은 2025회계연도 4분기 매출 180억2000만달러(약 24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174억7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95달러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122억2000만달러로 매출의 68%를 차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반도체 솔루션 부문 매출은 110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인프라 소프트웨어 부문은 69억4000만달러로 19% 성장했다.
2026회계연도 1분기 가이던스도 시장 기대를 웃돌았다. 회사는 매출을 약 191억달러로 제시했으며, 조정 EBITDA 마진은 67% 수준으로 전망했다.
실적을 이끈 것은 AI 반도체였다. 탄 혹 엥 브로드컴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74% 증가했다”며 “1분기에는 AI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어 8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은 맞춤형 AI 가속기(XPU)와 이더넷 스위치를 중심으로 구글, 메타, 애플, 바이트댄스 등 주요 빅테크 고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회사는 오픈AI와도 다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오는 2027~2029년까지 최대 10기가와트(GW)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언급했다.

"AI 매출, 기존 사업보다 총마진 낮아" 한 마디에 주가 뚝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약 4% 하락했다. 경영진의 마진 관련 발언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탄 회장은 “AI 매출은 기존 사업 대비 총마진이 낮은 구조”라며 “하반기에는 시스템 출하량 증가로 외부 부품 사용 비중이 확대돼 매출 대비 총마진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총마진 금액과 영업이익은 증가할 것이며, 높은 성장률을 통해 영업 레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다올증권 연구원은 “AI 매출 비중 확대 과정에서 매출 대비 총마진율 하락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점이 주가 조정의 배경”이라며 “AI 매출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한 영업이익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마진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주문 확대 흐름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AI 반도체 매출이 내년에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회사 측 전망이 유효하다는 점에서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은 AI 주문 확대 기대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이 크게 높아진 상태”라며 “실적과 가이던스 모두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프리미엄을 추가로 지탱할 새로운 재료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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