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AI가 계약 실무의 판까지 바꾸고 있다. 그러나 당장 AI가 작성한 계약서부터 곧이곧대로 믿어도 될지, 무엇이 나에게 유리한 조건인지 등은 또 다른 고민거리이다. 신간 'AI시대 계약서 검토법'은 이런 딜레마를 밑바닥부터 뜯어내고 전략적 계약서를 완성하도록 이끄는 길라잡이다.
저자들은 계약서를 단순한 법률 문서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전략 문서로 규정한다. 계약 당사자 특정, 서면계약의 필요성, 공증과 인감 사용, 채권·소멸시효 관리 등 기본기를 차근차근 정리한 뒤,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계약 작성·검토 절차를 단계별로 제시했다. 어떤 종류의 계약에도 응용 가능한 '머리-몸통-꼬리' 3단 포맷은 새로운 계약서를 처음부터 써야 하는 상황에서 특히 유용하다.
책은 독소 조항 분석과 AI 활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냈다. '유불리 검토, 법률 검토, 경영상 검토'라는 세 가지 시각으로 계약서 조항을 '크로스 체크'하게 함으로써 숨은 리스크를 독자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했다. '경영상 검토'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호가호위 전법', '블러핑 뻥카 전법'은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승부수'다. 여기에 완성된 계약서를 AI로 검토하는 구체적 프롬프트 예시와 활용 요령을 덧붙이고, AI가 내놓은 결과를 사람이 어떻게 검증해야 하는지 그 기준도 제시했다. 그 전에 '계약서 작성의 알파벳'을 충실히 설명했음은 물론이다.
법무팀 실무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현실적인 대목도 빠지지 않는다. 간인의 필요성, 계약 상대방의 신용 평가, 계약 조건 변경 요구에 대한 대응 전략, 전자계약의 법적 효력 등은 실제 분쟁에서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저자들은 이런 쟁점을 어디까지 서면으로 남겨야 안전한지, 어디서부터는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쉽고 친절하게 풀어놨다.
저자 김대호 변호사는 공대 출신에 의사 면허까지 가진 이력으로, 로펌에서 기업·의료 분야 자문을 폭넓게 다뤄온 인물이다. 공동 저자 고윤기 변호사는 중소·중견기업 법무, 공정거래, M&A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기업법 전문가다. 두 사람이 수년간 축적한 계약 실무 노하우에 AI 도구 사용법을 얹어, 기업인과 창업자, 비즈니스 매니저는 물론 계약서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비전문가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실용서로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복잡한 법률 용어가 부담스럽고, AI를 계약 업무에 어떻게 접목할지 막연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물론 성공적인 계약의 조건으로 '사람의 계약 감각'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도 'AI시대 계약서 검토법'이 독자들에게 강조하는 명제다.
![AI시대 계약서 검토법(아템포) [사진=아템포]](https://image.inews24.com/v1/d68ee297f86dff.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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