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연말을 맞아 공연과 전시가 쏟아지며 ‘무엇을 볼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립박물관이 선보이는 ‘거장의 비밀: 셰익스피어부터 500년의 문학과 예술’ 전시는 색다른 선택지를 제시한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책 속 이름으로만 접하던 작가가 눈앞에서 되살아나는 느낌”, “작가의 고뇌가 손끝에서 느껴진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후기를 남기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로 부산박물관과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셰익스피어 △찰스 디킨스 △제인 오스틴 △아서 코난 도일 △J.K. 롤링 등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영국 문학 거장 78인의 초상화와 친필 원고, 편지, 초판본 등 총 137점을 공개한다.

단순히 유명 작가들의 초상을 나열한 전시가 아니라 ‘그들은 어떻게 글을 썼는가’라는 창작의 순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구성이 특징이다.
전시의 백미는 1623년 출간된 셰익스피어 희곡전집 ‘퍼스트 폴리오’ 실물이다. 전 세계에 230여권만 남은 희귀본으로 문학 애호가들은 해외 도서관을 찾아가서라도 보려 하는 작품중에 하나다.
국내에서는 이번 전시가 최초로 실물을 접할 기회로, 관람객들은 “이 한 점만으로도 전시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친필 원고, 아서 코난 도일이 직접 쓴 셜록 홈스 ‘베일을 쓴 하숙인’ 원고, J.K. 롤링의 친필 삽화가 담긴 해리포터 초판본 등 영국 문학사의 숨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자료들도 만날 수 있다.
전시 인기에 힘입어 전시해설(도슨트)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된다. 기존 주중·주말 각 1회에서, 주말에는 오후 2시와 4시 두 차례로 늘어난다. 관람객들은 작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마치 500년 전 영국으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연말을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부산의 마스코트 ‘부기’가 탐정으로 등장해 어린이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유령’이 등장하는 신비한 소설의 작가를 찾아가는 ‘부기와 어린이 탐정단’이 운영된다.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으로 오는 13~14일, 20~21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정은우 부산시립박물관 관장은 “문학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살아있는 이야기이며, 위대한 작가들도 우리처럼 고민하고 꿈꿨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며 “연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영국 문학 500년을 여행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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