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12·3 비상계엄, 의회 폭거 맞서기 위한 것" 사과 거부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3일 "계엄은 의회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며 불법 비상계엄을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당 안팎에선 올 초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 당론을 고수했던 것 등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지만, 장 대표는 오히려 '윤어게인' 등 강성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해 비상계엄 1년을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엄에 이은 탄핵은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국민의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불법계엄을 막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나, 이후 당 주류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호한 데 대한 사과라기보다 '탄핵 찬반 갈등으로 정권을 내줬다'는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에 가깝다는 평가가다.

이어 장 대표는 메시지의 초점을 '대여투쟁력 강화'에 맞췄다. 장 대표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이 이날 오전 기각된 데 대해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 영장 기각이 바로 그 신호탄"이라며 "저들(여권)은 더 강력한 독재를 위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짓밟는 반헌법적 악법들을 강행할 것이다. 이재명 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보수정치를 새롭게 설계하겠다. 국민의힘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이기는 약속'"이라며 "국민의힘은 '하나 된 전진'을 해야 한다. 한 길만 가는 것이 아니라 옳은 길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분열이 아니라 단결이 절실한 때"라며 "저는 벽을 세우기보다 벽을 눕혀 다리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사과를 유야무야 넘기면서 '원보이스'를 통해 대여투쟁의 고삐를 더욱 조이겠다는 게 장 대표의 전략으로 보이지만, 그의 '강경 외길'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당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별 사과문 준비가 확산하는 등 오히려 당 단합은 되레 멀어지는 모양새다.

조경태·송석준·안철수 등 중진 의원들이 이날 각각 사과·반성 메시지를 발표한 데 이어, 20여명 안팎의 재선 의원 중심의 공부모임 '대안과 책임' 구성원들은 이날 '비상계엄 1년, 성찰과 반성 그리고 뼈를 깎는 혁신으로 거듭나겠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마련해 당내 의원들 전원의 참여 의사를 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