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롯데그룹 임원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유통 부문 수장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상경영 기조 속 이뤄진 체질 개선에 대한 평가가 이번 인사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여기에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의 역할 변화 여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통상적으로 11월 말에서 12월 초 이사회를 열고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 선포에 따른 쇄신 기조를 이어갈지, 안정에 무게를 둘지가 주목된다. 신 회장이 올해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성과 기반'을 강조한 만큼 지난해 인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롯데는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전체 36%에 해당하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롯데그룹이 이르면 오는 26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지주]](https://image.inews24.com/v1/5853c6e09dbdf1.jpg)
특히 유통군 인사 폭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지난해 인사 칼바람 속에서도 나란히 자리를 지키며 3톱 체제를 유지했다. 이들은 대내외 경영 상황이 악화한 상황 속에서 부문별 핵심 사업들을 이끌었는데, 이번 인사에서 각 성과를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 전체로 보면 내수 부진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롯데쇼핑은 매출 10조2165억원, 영업이익 3194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2.8%, 2.0% 감소했다.
이에 유통군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을 주도하며 해외 사업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성장을 만들어냈다. 김 부회장의 임기 만료는 내년 3월까지인데, 그룹 내 입지와 해외 네트워크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정준호 대표가 이끄는 백화점은 같은 기간 패션 매출 호조 등 영업이익이 22.9% 늘며 선방했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의 연임 핵심 지표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사업이 지목되고 있다. 타임빌라스 1호점 수원점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 상권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체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시선이 있다.
정 대표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타임빌라스 사업은 큰 틀에서 초기 단계인 만큼 중장기적인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성현 대표 체제의 마트·슈퍼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소비쿠폰 사용처 제외와 명절 시점차 등의 영향으로 적자 전환하며 부진했다. 강 대표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한 '롯데마트 제타' 사업과 마트·슈퍼 통합 작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으나 구조조정 마무리 국면이라는 점이 유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임기는 오는 2027년까지다.

또 유통업계 오너일가 3·4세들이 올해 줄줄이 전진 배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유열 부사장의 거취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신 부사장은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한 후 2022년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 2023년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지난해 롯데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하반기 VCM에서 "CEO는 5년, 10년 뒤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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