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스트래티지(MSTR)의 'MSCI 지수 제외 가능성'이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히 기업 하나의 이슈를 넘어, 글로벌 패시브 자금과 비트코인의 연결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JP 모건이 지목한 'MSCI 리스크'
JP 모건은 최근 리포트에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스트래티지의 'MSCI 지수 제외 리스크'를 지목했다. 마이클 세일러가 설립한 스트래티지는 현재 나스닥 100, MSCI USA, MSCI World 등 글로벌 핵심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 패시브 ETF·인덱스펀드·뮤추얼펀드를 통해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자연스럽게 MSTR 로 유입돼 왔다.
그러나 JP 모건은 오는 1월 15일 MSCI 가 스트래티지를 지수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 → 스트래티지 주가 하락 →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JP 모건의 분석이다.
MSCI 지수 제외 경고가 나온 이유
핵심은 '스트래티지가 과연 운영 기업(operating company 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MSCI 는 지수를 구성할 때, 단순 자산 보유 차량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운영 기업인지 여부를 중요하게 본다.
하지만 스트래티지는 최근 몇 년간 기업 가치의 상당 부분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에서 직접적으로 파생되어 왔다. 이런 구조를 두고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나온다. "이 회사, 진짜 운영 기업 맞나? 사실상 비트코인 ETF 나 신탁(Trust)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JP 모건이 경고한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스트래티지가 MSCI 기준에서 '운영 회사'라기보다 비트코인 보유 수단에 더 가깝다고 판단될 경우, 지수 유지 자격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https://image.inews24.com/v1/4a9411a6ec815d.jpg)
MSCI 에서 제외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스트래티지의 시가총액은 약 590억 달러다. 이 중 약 90억 달러가 MSCI·나스닥 등 주요 벤치마크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품·ETF·뮤추얼펀드가 보유 중인 물량으로 추정된다. 이 구조덕분에 전 세계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은 지수 추종 상품을 매수하는 것만으로도 간접적으로 비트코인 익스포저에 노출될 수 있었다.
그러나 MSCI 에서 스트래티지가 제외될 경우,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야 하는 패시브 펀드 입장에서는 MSTR 을 기계적으로 매도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MSCI 제외만으로도 약 28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고, 다른 지수 제공사들까지 MSCI 의 결정을 따라갈 경우 최대 88억 달러까지 자금 이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스트래티지는 전환사채·채권 발행 → 조달 자금으로 비트코인 매수라는 방식을 반복하며 BTC 보유량을 공격적으로 늘려 왔다. 하지만 MSCI 지수에서 제외되어 주가가 급락하고, 회사의 자금 조달 능력까지 약화된다면,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는 전략이 그대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지수 제외 → 대량 매도 압력 → 주가·신용도 부담 → 채권 발행 등 자금 조달 비용 상승 → BTC 매수 전략 제약이라는 연결 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세일러는 뭐라고 반박했나
이 같은 우려가 커지자, 스트래티지 설립자 마이클 세일러는 본인의 X 계정을 통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세일러는 "우리는 MSCI 기준을 충족하는 운영 기업이며, 약 5억 달러 규모의 소프트웨어 사업을 가진 회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트래티지는 펀드도, 신탁도, 지주회사도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스트래티지가 단순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보유 수단'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MSCI 에서 지위를 잃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펀드·신탁과 스트래티지는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세일러가 말하는 “우리는 펀드·신탁과 다르다”는 주장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일반적인 펀드·신탁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을 매수해 이를 수동적으로 보유(passively hold)하는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세일러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다르다. 부채(전환사채·채권)를 직접 구조화하고 이를 시장에 공모·발행하며 조달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STRK, STRF 등 디지털 크레딧 상품을 설계·발행·운영하면서 수익 구조와 자본 규모를 능동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스트래티지는 단순히 비트코인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내는 '비트코인 기반 구조화 금융회사'에 가깝다고 세일러는 주장하고 있다. 그의 논리를 요약하면 '펀드·신탁이 단순히 자산을 보유하는 데 그친다면, 우리는 자본시장과 소프트웨어 양쪽에서 실제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회사'라는 의미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결국 관건은 MSCI 가 스트래티지를 어떤 성격의 기업으로 규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1월 15일 MSCI 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번 논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는 스트래티지와 비트코인 모두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이슈는 단순히 한 종목의 지수 편출입을 넘어,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상장사 모델이 글로벌 지수 체계와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시장에 던지고 있다. MSCI 의 한 줄짜리 결정이, 비트코인과 전통 금융 간의 접점에 꽤 큰 파장을 남길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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