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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17번, 정답 없다"…철학과 교수 주장에 '발칵'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칸트 철학을 다룬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17번 문항에 정답이 없다는 철학과 대학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7번 문항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7번 문항 [사진=한국교육과정평가원]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충형 포항공대(포스텍) 철학과 교수는 한 수험생 커뮤니티 게시판에 쓴 글에서 "수능 국어 시험에 칸트 관련 문제가 나왔다고 하기에 풀어 보았는데 17번 문항에 답이 없어 보였다"고 주장했다.

고난도 문항으로 꼽히는 국어 17번은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인격 동일성에 관한 견해를 담은 지문을 읽고 푸는 문제다.

국어 17번의 문항별 선택률은 EBS 기준으로 3번이 37.2%로, 국어 영역 오답률 순위 5위였다.

17번 문항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의식을 스캔해 프로그램으로 재현한 경우, 본래의 자신과 재현된 의식은 동일한 인격이 아니라는 '갑'의 주장을 제시한 뒤 이를 이해한 반응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찾으라고 요구한다.

평가원이 공개한 정답은 3번인 '칸트 이전까지 유력했던 견해에 의하면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은 옳지 않겠군'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갑의 입장은 옳기에 3번이 정답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문을 보면 '칸트 이전까지 인격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유력한 견해는 '생각하는 나'인 영혼이 단일한 주관으로서 시간의 흐름 속에 지속한다는 것이었다'는 문장이 도입부에 나온다.

그런데 스캔 프로그램으로 의식이 재현되면 '단일한 주관'이라는 조건을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생각하는 나의 지속만으로는 인격의 동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갑의 입장은 옳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개체 a와 b 그리고 속성 C에 대해 'a=b이고 a가 C면, b도 C다'를 통해 풀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할 수 있지만, 얼핏 당연해 보이는 이 풀이는 실제로는 잘못된 풀이"라고 말했다.

이어 "3번이 답이라는 주장은 깊은 사고 없이 실제로는 논리적 오류를 저지르면서도 단편적으로 일부 문구의 유사성만 가지고 선지를 고르는 방식"이라며 "피상적 유사성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찾아내는 인공지능이 있는 시대에, 수학능력시험이 문구의 피상적 유사성과 실제로는 오류인 피상적 사고 추론을 통해 문제를 풀라고 요구하는 것은 교육의 목적에 어긋나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논증이 이 상황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과 지속성이라는 개념 자체도 고등학교 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저 역시 지문을 이해하는 데만 20분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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