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세운4구역을 두고 토지주와 국가유산청·문화체육관광부 사이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토지주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세운4구역 토지주들이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유산청과 문화체육관광부의 대법원 판결 수용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다. 2025.11.11 [사진=이수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bde8e968ba315.jpg)
세운4구역 토지주들은 11일 서울 종로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국가유산청 등의 부당한 행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단호하게 손해배상 및 직권남용 등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운4구역은 이미 문화재심의 대상에서 제외됐고 종묘 정전에서 600m 이상 떨어져 세계유산 보호 완충구역(문화유산으로부터 500m 이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국가유산청 등은 유네스코세계유산 보호를 가하게 매목적으로 외치며 세계유산 지정이 해지될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운4구역 재개발로 대규모 녹지공간(폭 90m 길이 1000m)이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게 돼 오히려 종묘가 더욱 빛나게 될 것이므로, 국가유산청장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 발언은 협박이며 맹목적인 유네스코 사대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토지주들은 영국 런던타워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토지주들은 "런던타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그 후 문화유산으로부터 약 400~500m 지점에 재개발이 이루어져 세운4구역에 계획한 건물높이(140m)보다 무려 2~3배나 높은 건물들이 건축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영국 윌리엄 왕정의 상징인 런던의 유서 깊은 런던 타워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고 그 후 문화유산으로부터 400∼500m 지점에 재개발이 이뤄졌다"면서 "세운4구역에 계획한 건물 높이보다 무려 2∼3배나 높은 건물인데 재개발이 완료되자 세계적인 명소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결정문에 따르면 종묘 정전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게 된 것은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전통제례와 왕실 사당의 독특한 건축양식에 방점이 있는 것이지 주변의 낙후된 환경을 유지하는데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세운4구역은 종묘 정전에서 바라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 측면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규제를 20년 넘게 강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세운4구역 높이 계획 변경을 뼈대로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대법원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제기한 서울시 문화재 보호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서 서울시의회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운4구 개발에 따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묘는 조선 왕실의 위패가 모셔진 신성한 유산이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1호의 상징적 가치를 가진 곳"이라며 개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했다.
동시에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필요할 경우 새 법령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대응을 예고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또한 지난 6일 국회 예산 결산 특별 위원회에 출석해 "(서울시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에 39층, 40층을 올린다고 변경 고시를 냈다"면서 "(종묘 세계유산 지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0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세운구역 고층 재개발을 겨냥해 "근시안적 단견이 될 수 있다"면서 "서울시의 초고층 계획이 종묘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해지될 정도로 위협적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세운4구역 토지주들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은 세운4구역에 40층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다고 사실을 왜곡했다"면서 "토지주들은 50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전면부에는 19층, 20층으로 건축물 높이를 대폭 낮춰 계획했다"고 반박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