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중국 광둥성의 한 저수지에서 고양이 1000여 마리를 '복을 빌기 위한 방생 의식' 명목으로 풀어놓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양이가 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광둥성의 한 저수지에서 1000여 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복을 빌기 위한 방생 의식' 명목으로 풀어놓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양이가 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일반 고양이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Freepik]](https://image.inews24.com/v1/0cc88620f2c9d1.jpg)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칭위안시 잉쭈이 저수지 인근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량의 고양이를 풀어놓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 1일 고양이를 실은 대형 트럭 두 대가 잉쭈이 저수지에 도착해 112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한꺼번에 풀어놓으면서 발생했다. 이들의 총 무게는 약 2.7톤에 달했으며 동물 구입과 운송에 3만997위안(약 63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에서 풀려난 고양이들은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고 일부는 나무 위로 도망쳤으며 또 다른 고양이들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현장을 지나던 패들보드 이용객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고양이들을 구조하려 애쓰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의 한 저수지에서 1000여 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복을 빌기 위한 방생 의식' 명목으로 풀어놓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양이가 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일반 고양이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Freepik]](https://image.inews24.com/v1/1e62695eca8371.jpg)
다음 날인 2일부터는 동물보호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많은 고양이가 떨거나 다친 상태였고 일부는 이미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칭위안 공안국 칭청지부는 이번 사건에 총 10명이 관여했으며 약 400마리의 고양이가 방생됐다고 확인했다. 아울러 "범인들은 복을 빌기 위한 의도로 고양이를 구입해 저수지로 옮겼다"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슷한 방생 행위를 해왔다"고 짚었다.
실제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같은 저수지에서 대규모 방생 이후 수십 마리의 고양이가 죽거나 아픈 채 발견된 바 있다.
비슷한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중국 샤먼에서는 방생하려던 남성이 뱀에 물려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으며 2016년 칭다오에서는 방생 모임 참가자들이 수천 마리의 참새를 야생에 풀었다가 대부분이 굶어 죽는 일도 있었다.
이에 무분별한 방생으로 생태계 교란과 종 멸종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광둥성의 한 저수지에서 1000여 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복을 빌기 위한 방생 의식' 명목으로 풀어놓는 과정에서 수많은 고양이가 물에 빠져 죽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진은 일반 고양이로,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Freepik]](https://image.inews24.com/v1/62c722034180fb.jpg)
한편 방생은 본래 물고기나 거북이, 새 등 살아 있는 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 자비를 실천하고 영적 공덕을 쌓는 불교 의식이다. 약 2000년 전부터 이어져온 문화로, 생명을 살려 도살의 고통을 덜어줌으로써 내세의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신자들 사이에서는 '많이 풀수록 공덕이 커진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대규모 방생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매년 약 9억 마리의 동물이 방생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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