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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고기 굽고 짜장면 뽑고'...무인 주방 시대 성큼


푸드테크 스타트업 비욘드허니컴 등 조리로봇 확산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고깃집 '옥돈'. 주방 한켠에서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고기를 알아서 구워주고 있었다. 직원이 생고기를 불판 위에 거치한 뒤, 태블릿의 '조리 시작' 버튼을 누르자, 철판 두개가 고기를 앞뒤로 감쌌다. 이후 로봇은 센서로 고기의 익힘 정도를 감지하며 철판을 주기적으로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표면을 스캔해서, 육즙과 마이야르 반응(갈색화 현상)을 실시간 감지해 고기를 먹음직스럽게 익혀냈다. 초벌구이를 굽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2분 내외였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차한 고깃집 '옥돈'에서 비욘드허니컴의 '그릴 X'가 고기를 자동으로 구워주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차한 고깃집 '옥돈'에서 비욘드허니컴의 '그릴 X'가 고기를 자동으로 구워주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이 조리 로봇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비욘드허니컴이 개발한 '그릴 X'다. 카메라 역할을 하는 분광센서와 불감지 센서를 이용해 표면을 스캔하고, 마이야르 수치·육즙 보존율·콜라겐 및 지방의 녹임 정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맛과 굽기를 균일하게 구현한다.

한 손님은 "직원이 직접 구워줄 때와 마찬가지로 고기 맛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매장 직원은 "올해 3월 그릴 X를 도입한 이후 고기 굽는 일이 크게 줄어 훨씬 편해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기존 고기를 구울 때 튀는 기름으로 화상을 입는 일도 줄었다고 전했다.

3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차한 고깃집 '옥돈'에서 비욘드허니컴의 '그릴 X'가 고기를 자동으로 구워주고 있다. [사진=설재윤 기자]
비욘드허니컴 '그릴 X' [사진=설재윤 기자]

조작 방법도 간편하다. 삼겹살, 목살, 돼지갈비, 스테이크, 장어구이 등 구울 고기의 메뉴를 선택한 이후 시작 버튼을 눌러 조리가 시작되면, AI가 모든 조리 과정을 자동으로 제어해 균일한 품질로 완성해낸다.

로봇 도입 직후 고기를 굽는 시간도 줄었다. 이 곳에서는 일하는 직원은 "고기를 굽는 시간이 이전보다 10~15분 정도 단축됐다"고 말했다. 비욘드허니컴에 따르면, '그릴 X'는 1시간당 평균 144인분의 고기를 조리해 알바 2~4명의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비욘드허니컴은 현재 '옥돈'을 비롯한 소상공인 매장과 네이버 본사 등 대기업 사내식당, 그리고 F&B 업체 등에 총 200여 대의 조리 로봇을 공급한 상태다.

비욘드허니컴은 올해 자체 제작한 분광센서를 장착하고, 폼팩터 개선을 통해 '그릴 X' 2세대 제품을 출시했다.

조리 로봇 시장에는 비욘드허니컴 외에도 여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뉴로메카는 지난 2021년부터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애프앤비와 협약을 맺고 튀김 로봇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또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미래반점'은 로봇이 직접 요리하는 중식당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메뉴인 짜장면은 로봇이 강한 화력으로 빠르게 볶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는 사람 대신 조리하는 조리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식업계 전반의 구인난으로 인해, 주방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높아진 인건비는 매장 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 문제도 있고, 요즘은 고깃집에서 일하려는 인력이 점차 줄고 있다"며 "예전에 고기 굽는 기술이 있는 직원들도 퇴직하고, 젊은 세대는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3D 업종으로 인식해 세대 교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로봇 시장 규모는 올해 3조8000억원에서 오는 2034년 20조5511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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