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가 각각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 경쟁이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체중 감소 보충제. 사진은 기사에 언급된 업체와는 무관함.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659bc6e0f6a9bf.jpg)
경구용 위고비 연내 FDA 승인 전망…평균 체중 감소율 16%
30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 제형이 연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4월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했으며, FDA는 4분기 중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승인 시 내년 안으로 상용화가 예상된다.
경구용 위고비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회사가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64주간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307명을 대상으로 경구용 위고비 25㎎을 투여한 결과, 피험자의 평균 체중은 16.6% 감소했다. 이는 위약군(2.7%)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20%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의 비율도 34.4%로, 위약군(2.9%)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 피하주사 제형 임상 결과와 유사하다. 경구 제형을 복용한 환자들은 위약군에 비해 심혈관 질환 위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 사례가 보고됐으나, 대부분 경증 또는 중등증 수준에 그쳤다.
마운자로 美 GLP-1 시장 점유율 57%…일라이릴리도 경구용 상용화에 속도
현재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노디스크와 마운자로가 양분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는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위고비를 위협 중이다. 회사 측은 최근 마운자로의 점유율이 57%까지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 점유율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의 시장 점유율이 60.7%라는 결과도 있으나, 이는 위고비 단일 제품이 아닌 세마글루타이드 전체 계열 약물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마운자로 성장세는 매섭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마운자로의 처방 건수는 7만383건으로, 위고비(8만5519건)와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출시 두 달 만에 마운자로가 위고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일라이릴리 역시 경구용 '오르포글리프론'을 개발 중이다, 위고비와 동일한 계열로 작용 기전도 유사하다. 이 약물은 FDA 신속 심사(Fast Track) 대상으로 지정돼 검토 중이다. 이 절차가 적용되면 일반적으로 10개월이 소요되는 심사 기간이 1~2개월로 대폭 단축될 수 있다. 일라이릴리는 올해 안으로 오르포글리프론을 비만 치료제로, 내년에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각각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르포글리프론은 음식이나 수분 섭취와 관계없이 1일 1회 복용 가능해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완전히 새로운 저분자 화합물(small molecule) 의약품이어서 대량 생산에 용이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구용 위고비는 주사 제형과 동일한 성분으로 기존 임상 데이터를 활용해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지만,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원가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며 "시장에서는 감량 효과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과 복용 편의성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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