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의혹과 부동산 관련 실언으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유튜브로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하루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24일 언론 공지를 통해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이 차관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차관 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 차관의 면직 여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결정한다. 대통령실은 이를 수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은 대국민 사과 하루 만에 사직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23일 국토부 유튜브 채널 생중계를 통해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진화에 나서는 듯 했다. 2분 가량 진행된 대국민 사과에서 사퇴 언급은 없었다.
이 차관은 이 자리에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상처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으나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쳤다는 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재차 사과의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악화한 여론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아내 탓을 한다며 비난이 일기도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상경 차관은 '갭투자'를 아내가 한 일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궁색해지니 부인탓"이라며 "집값 떨어지면 사라더니 본인은 집값 오를 때 샀다. 자기가 하면 괜찮고 남은 못하게 하니 서민은 천불 난다"고 했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에서 10·15대책을 설명하다 "정부 정책으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 차관은 10·15대책을 총괄한 인사로 꼽힌다. 10·15대책으로 서울 전체와 수도권 12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허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됐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지난 16일부터, 토허구역은 지난 20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특히 토허구역 지정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사실상 갭투자 활로를 막겠다는 취지인데 정작 이 차관의 배우자가 갭투자로 아파트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전세 끼고 집을 사 이른바 '갭투자' 논란에 휩싸인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지난 23일 국토부 유튜브 계정을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사진=국토교통부 유튜브 캡쳐]](https://image.inews24.com/v1/b0b2c139957f7b.jpg)
이 차관은 본인 명의의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아파트를 팔고 배우자 명의로 성남 분당구 백현동의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서 갭투자 의혹이 불거졌다. 고등동의 '판교밸리호반써밋' 전용면적 84㎡를 2017년 8월에 6억4511만원에 매입해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11억4500만원에 매도했다. 이 차관은 이 아파트의 매수자와 전세 계약을 맺고 매도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이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면적 117㎡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하고, 잔금을 치르기 전인 같은 해 12월 14억8000만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아파트는 현재 시세가 40억원 수준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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