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정치는 경제다.
정책 불신이 시장 불안으로 번지고, 정당 갈등이 소비자 심리로 전이된다.
요즘의 국정감사를 보라.
국가의 ‘리스크 관리 회의’여야 할 자리가 이제는 정치적 공격 리허설장으로 변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시민 신뢰 자본’이 붕괴 중이다.
○ 배태성(embeddedness)이 무너진 조직 — 정당은 이미 ‘공동체’가 아니다
조직이 지속가능하려면 내부에 신뢰와 정체성이 뿌리내려야 한다. 이게 바로 조직심리학의 핵심 개념 ‘배태성(embeddedness)’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당은 뿌리가 없다.
의원들은 임기 4년짜리 ‘이익 법인’처럼 움직이고, 정당은 정책이 아니라 진영의 생존 논리로 유지된다.
여야 모두 “내가 옳다”는 절대명제에 갇혀 국민을 ‘이익집단’처럼 대한다. 이런 구조에서 협력은 사라지고, 갈등은 기획된다.
정치가 조직의 배태성을 잃으면, 국정감사는 “책임의 자리”가 아니라 “노출의 무대”가 된다. 그 한 번의 카메라 앞 질의로 정치인은 살아남고, 국가는 흔들린다.
○ 조직시민행동(OCB)의 실종 — ‘공공선’ 대신 ‘공격 본능’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은 공동체의 지속을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태도다.
기업으로 치면 내부 협업, 정치로 치면 ‘초당적 협력’이다.
하지만 국회엔 이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정책보다 정쟁이, 토론보다 트윗이, 설득보다 ‘프레임’이 우선한다. ”협력은 배신, 타협은 굴복”이라는 이분법 속에서 정치의 효율성은 제로(0)로 수렴한다.
그 사이 기업은 규제 혼란에 시달리고, 국민은 피로감을 느끼며, 정책 리스크 프리미엄이 커진다.
즉, 정치의 비생산성이 경제의 비용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 공명(共鳴) 리더십의 부재 — 국민은 더 이상 정치에 감동하지 않는다
감성리더십의 대가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은 “리더십은 감정의 공명”이라 했다.
리더의 감정이 시민과 공명할 때 사회는 신뢰로 움직인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 리더십은 ‘공명’이 아니라 ‘분열의 공명’을 택했다.
정치인들은 분노를 마케팅한다.
혐오를 팔고, 위기를 연출하며, ’공포의 정서’로 진영을 결집시킨다. 심리적 불안이 곧 정치적 자산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은 점점 냉소적이 된다. “정치가 바뀌어도 내 삶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체념, 그게 바로 시민의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붕괴다.
○ 시민심리안전감의 붕괴 = 국가생산성의 붕괴
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이 비난 걱정 없이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이다.
이 감정이 보장돼야 창의성과 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의 사회는 오히려 반대다.
시민은 정치 논쟁에 참여하기를 두려워하고, 기업은 정부 정책에 의견 내는 것을 회피하며, 공무원은 ‘눈치 행정’으로 정책을 방어한다.
결국 정치의 불안정이 국민의 불안정으로, 국민의 불안정이 시장의 비효율로 이어진다. 이것이 “심리적 리스크의 국가화”다.
○ 정치가 다시 ‘공명’해야 경제가 산다
정치는 더 이상 ‘싸움의 기술’이 아니라 ‘조율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공명(共鳴) 없는 국정은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배태성 없는 정당은 국가를 불안정하게 한다.
국정감사장의 고성과 정치쇼는 일시적 이득을 남길 뿐, 장기적으로는 국가 신뢰지수와 투자 심리 모두를 갉아먹는다.
정치는 감정의 전쟁터가 아니라 공감의 무대여야 한다.
리더가 국민의 감정과 공명하고, 정당이 조직시민처럼 행동할 때, 비로소 경제는 심리적 안정 위에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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