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엇박자가 수요자들로 하여금 더욱 혼란스러운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강력한 수요 억제책으로 당장 집값을 잡아야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다급함이 현 정부 들어 세번째 대책을 만든 동인인데, 서울시 역시 상반기 중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지정하고 다시 백지화하는 행보를 보인 전력이 회자되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시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관련해 "통계상 지난 2~3년간 주택가격이 오르지 않은 지역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의 전면 규제는 과도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또한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면서 "(그런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발표 직전에 유선으로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10·15 대책으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여유 부지가 부족해 신규 공급의 대부분이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이뤄진다"며 "이번 대책에는 어렵게 지정된 정비구역의 추진을 저해할 요소가 곳곳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이주비와 분담금 조달이 필수"라며 "이번 규제는 금융 경색을 유발해 사업 속도를 상당히 늦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이후 오 시장은 연일 이런 입장을 내비치며 정부 정책을 지적하고 나섰다. 발표 당일인 지난 15일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토허구역 전면 확대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튿날 서울시 정비사업연합회와 가진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민관정책협의회'자리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들어가 있다"며 "추가분담금 액수가 아무래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10·15대책에는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 담겼다. 서울 전체와 수도권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하고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도 동시에 지정했다. 3중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정비사업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고 조합원당 주택 공급수도 1주택도 한정돼 1+1 재건축은 힘들어지게 됐다.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6억원 한도내에서 주택 가격에 따라 2억원까지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강력한 대출 규제도 포함돼 실행됐다. 아파트를 소유한 조합원들에게는 정비사업을 추진할 유인이나 여력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에 비해 서울시는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9일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2.0(신통기획 시즌2)'을 내놓고 정비사업을 통해 오는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신통기획 시즌2는 정비사업 기간을 18.5년에서 12년으로 6.5년 단축해 신통기획 1.0보다 1년 더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정부-서울시 엇박자에 정책 효과 떨어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 2주(지난 13일 기준)까지 누적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6.11% 상승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중에서도 송파구는 15.22% 상승해 25개 자치구 중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성동구도 13.86%나 상승했다. 서초구 11.36%. 강남구 11.07%, 마포구 10.79%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곳들이다. 경기도에서는 과천이 14.11%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성남시 분당구도 11.57% 올랐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서울에 주택 공급이 필요하는 점을 정부와 서울시 모두 주장하고 있으나 이번 정부 대책으로 정비사업을 당기지 못하는 돌발 변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간 토허구역 지정 등의 사안을 제대로 논의하지 않는 등 서로 협의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도 난맥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의 정치적 색깔이 다르기 때문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서울시장직이 내년 지방선거의 핵심 사안이기도 하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립각을 세울 수밖에 없어 정책을 두고 갈등이 잦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다른 목소리를 내며 대립 구도만 크게 강조될 경우 주택 수요자로서는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거 승리를 위해 서로 다른 정책적 시그널을 자주 발신할 경우 수요자들로서는 장·단기 대응이 더욱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에도 지자체장의 정당과 집권 여당의 정당이 달라 정책적 대립을 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며 "정책적 변수가 수요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해 중앙 정부와 지자체가 주요 사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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