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삼목에스폼의 공개매수가 소수주주의 반발로 사실상 실패했음에도 자기주식을 최대주주 측에 처분하면서 최대주주의 지배력은 강화됐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목에스폼의 최대주주 에스폼의 공개매수 결과 청약에 응한 주식은 36만2301주로 예정수량의 25.8%에 그쳤다. 공개매수 가격이 주당 2만2800원으로 일반주주들이 ‘헐값 매입’에 반발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공개매수 후 삼목에스폼에 대한 에스폼의 지분율은 38.43%→38.80%, 에스브이씨는 1.94%→4.03%로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삼목에스폼 [사진=삼목에스폼 홈페이지]](https://image.inews24.com/v1/ecbe0001aad09f.jpg)
공개매수는 실패했지만, 공개매수 직후 삼목에스폼이 보유 중이던 자사주 17만264주를 같은 가격으로 에스폼과 에스브이씨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은 강화됐다. 시장에서는 “공개매수로 확보하지 못한 물량을 자사주 처분으로 우회 확보한 셈”이라며 “소각 압력을 피하면서 지분율을 높이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목에스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에스폼에 11억원, 동일제강·삼목·에스브이씨 등 특수관계사에 총 2억50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에스폼에 20억원, 동일제강에 1억6000만원이 각각 지급된 바 있다.
특수관계사 간 거래도 활발하다. 삼목에스폼은 전체 매출 비중 74%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인 알루미늄폼 생산 과정에서 동일제강과 알루미늄 스크랩을 목적물로 하는 소비대차계약을 맺고 있으며, 관련 미지급금 116억원을 인식하고 있다. 동일제강은 에스폼의 최대주주이자 김준년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다.
또한 삼목에스폼은 에스폼과의 거래에서 110억원 규모의 차입금과 9000만원의 미지급비용을, 동일제강과의 거래에서는 27억원의 임차보증금과 127억원의 미지급금을 각각 공시했다.
이러한 거래 내역은 삼목에스폼 전반의 사업 구조가 김준년 회장을 정점으로 한 내부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자금이 집중되는 구조라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실패했지만 자사주 매입과 특수관계사 간 거래를 통해 김 회장 측 통제력은 오히려 공고해졌다”며 “형식상 경영 안정화를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분율 보완을 통해 지배구조 유지 기반을 강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