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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은 북적이는데"⋯유커 맞이한 면세점의 '동상이몽'


무비자 입국 정책 초반 면세점 활기 속 업황 회복 총력전 나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에 셈법 분주⋯소비패턴 변화도 변수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면세점 업계가 오매불망 기다렸던 유커들이 돌아왔다. 현지 연휴까지 겹치며 유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면세점은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짝 특수'에도 면세점들은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에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도 변화하면서 마냥 유커에만 매달려서는 부진을 뒤집긴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에 따라 주요 유통 매장들이 관광객 수요에 맞춘 행사 및 제품들을 준비하는 가운데,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정책에 따라 주요 유통 매장들이 관광객 수요에 맞춘 행사 및 제품들을 준비하는 가운데, 서울의 한 면세점에서 중국인 등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시내 면세점은 유커들로 활기를 띠고 있다. 오는 8일까지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중추절 연휴까지 겹치면서 한국을 찾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면세업계에서도 '일단 한숨 돌렸다'는 내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이번 무비자 정책을 업황 회복 분기점으로 보고, 총력전을 벌이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다만 각 사 입장 내부 사정에는 차이가 있다. 인체국제공항 면세점 간 임대료 갈등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다.

특히 신라·신세계는 유커 복귀에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인천공항 임대료는 여객 수에 비례해 산정하는 구조다.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유커들이 늘어날수록 당장 매출은 오르겠지만, 그만큼 내야 하는 돈도 늘어난다. 만약 유커들이 경쟁사 면세점을 찾는다면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최근 신라면세점을 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점 DF1 권역 영업을 중단한다고 이례적으로 공시한 것도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있다. 19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내고서라도 빠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호텔신라는 DF1 권역에서 내년 3월까지만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입찰에서 DF2 구역 사업자로 선정된 신세계도 같은 상황이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점 DF1 권역 영업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아이뉴스DB]

여기에 전체적인 단체 관광객 유치 효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중국인들의 소비패턴 변화, 구매력 감소 등으로 급격한 환경 변화가 나타나면서다. 최근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면세점에서 명품을 싹쓸이하기보다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장소에서 쇼핑을 즐기는 추세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외국인 관광객들의 카드 소비 데이터를 보면 면세점보다는 올리브영, 박물관, PC방 등 일상 소비와 체험 중심의 영역에서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면세 업황은 '면세점 쇼핑'에서 '경험 소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며, 구조적 둔화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29일 서울 시내 한 면세점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업계에서는 유커 효과가 4분기 실적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광저우와 칭다오를 방문해 현지 주요 여행사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비자 발급 절차가 오래 걸렸던 칭다오·항저우 등 중국 2·3선 도시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중국 현지 사무소·여행사들과의 협업하면서 대형 단체고객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연말까지 유커 14만명 유치를 목표로, 전통적 대규모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벗어나 일정에 면세점이 포함된 소규모 고단가 단체 유치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 조반 면세점이 관광객들로 들어차면서 활기를 되찾는 물꼬를 텄다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구조적 문제에 업황의 구조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커를 통한 단기적 실적 반등부터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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